화려하지 않지만 뜨거운 숯불 인생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을 “인스턴트식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것은 쉽게 타오르고 쉽게 식는 감정을 빗대어 이른 말일 것이다. 이런 경향은 비단 연애관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여기 두 가지 불이 있다. 하나는 활활 타오르는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저것은 불이구나”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닥불. 그리고 하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지저분하고 까맣게 그을리어 속을 들쳐 보지 않고는 누구도 불인지조차 알 수 없는 숯불이다.
마찬가지로 여기 두 가지 인생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인정받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평생의 목적으로 살아가는 인생과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고 인정받지 못해도 묵묵히 바른 인생을 살려고 하는 사람. 그러나 불의 본연의 임무인 뜨거움에 있어서, 겉보기에 그토록 화려한 모닥불보다 아무 것도 아닌 듯 보이는 숯불이 더욱 뜨거움으로 충실하다. 인생에 있어서도 전자보다는 후자가 내면에 진정한 삶에 대한 열정과 바른 정신이 새겨져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고민해본다. 온갖 잡다한 나무뿌리, 썩은 줄기 등이 활활 타고 있는 모닥불 속으로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돌진하는 하루살이처럼, 나의 인생을 낭비할 것인가?
죽어가는 하루살이의 모습도 숭고하다면 숭고하다. 그러나 그 생명의 목적에 있어서 좀 더 바른 목적이 있을 텐데, 더 옳은 기준은 존재하는 것이거늘 이런 인생은 너무도 아깝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대학을 다니는 지성인이라면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들보다 정신적이고 지속적인 더 옳은 것을 지향하며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해서 스스로를 향한 애타는 몸부림의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이 관계를 통해서 “모닥불 인생보다는, 숯불 인생”처럼 바른 인생의 지표를, 지속적인 진정한 가치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김희락<영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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