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 나의 가슴 속 스승님께
웅성웅성 / 나의 가슴 속 스승님께
  • 백경미
  • 승인 2005.04.12 00:20
  • 호수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힘든 순간, 손을 내밀어준 선생님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스승을 담아두고 사는 것 같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는 지금 나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을 이야기 하려 한다. 때는 고3, 지쳐서 자꾸만 주저앉고 싶어질 때마다 다정히 손을 내밀어주신 김하정 선생님. 선생님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로 고생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모의고사에 치여서 중간고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던 때였지만, 내신이라는 타이틀에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수능공부와 내신공부를 병행해야만 했다. 몇 시간 잠도 자지 못하고 가방도 정리하지 못한 채로 같은 가방을 매고 시험 대형으로 바뀐 자리에 익숙하게 나의 번호를 찾아 앉았다. 그런데 아이들의 손에는 소시지가 들려있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책상 위에 선생님의 따뜻한 말씀이 담긴 종이가 둘둘 감겨진 소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제 분명히 선생님은 늦게까지 야간 자율학습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셨다. 분명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36명이나 되는 반 학생들의 간식을 준비하셨던 것이다. 시험은 4일 동안 이루어졌고, 총 4일간 다른 간식들이 책상에 놓여져 있었다. 우리는 어느새 무거운 표정 대신 책상위에 어떤 간식이 올려져 있을까를 궁금해 하며 선생님의 사랑과 감동을 먹고 시험을 무사히 치룰 수 있었다.
진로 문제로 방황하는 나에게 ‘너는 어느곳에 있어도 분명 잘 견뎌내고, 적응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말로 응원을 해주셨다. 운 좋게도 항상 우리 반은 내신 성적이 일등이라 상을 받기 일쑤였다. 선생님은 좋아하시며, 9년 동안 담임을 맡아왔지만, 1등을 한 반은 처음이라고 하신다. 우리 모두는 내심 선생님의 기쁨을 위해서 공부하는 마음도 있었다.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을 때 근처 호수공원에서 우리는 졸업 사진을 찍었고, 선생님은 버릇처럼 또 9년 동안 이렇게 즐거운 졸업 앨범 촬영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슴속에만 담아두었던 반가운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선생님 많이 보고 싶습니다.
백경미<사회과학부·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