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 도전과 변화 그리고 네트워크
백묵처방 / 도전과 변화 그리고 네트워크
  • 김성윤
  • 승인 2005.09.13 00:20
  • 호수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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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윤 교수
<법정대 학장>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모든 동물은 힘에 의하여 자신을 지탱시켜왔다. 인간 역시 육체적인 힘으로 자신은 물론 종족의 존속과 발전을 지켜냈다.
이러한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사회발전의 원동력은 군사력과 자본 그리고 기술을 거쳐 클릭사회로 변천되어 왔다.
이제 우리 인류는 지식과 정보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부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정보화 사회에 살게 되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농업사회나 산업사회에서의 개미처럼 근면만 하는 사람을 중심에 놓는 것이 아니라 거미처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중심에 설 수 있는 사회이다.
어느 한쪽만 옳은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쪽의 생각도 인정해주면서 공존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야말로 상생 할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시대의 발전을 되돌아 볼 때 혜안을 가진 사람들은 종이와 인쇄술의 발명을 교육에 연결시켜 산업국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여 선두 주자가 되었듯이 이제 전혀 새로운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과 연결시켜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느냐가 미래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적자본 축적이 열쇠인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였을 때만 해도 가축이나 인력에 의존하는 농업국가였다.
그런데 불과 30년만에 산업화에 성공하게 되었고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일본의 산업화는 75년에 걸쳐서 이룩하였고 프랑스는 200년 그리고 미국은 125년에 걸쳐서 달성해 낸 성과를 우리는 30년만에 해냈다.

이 같은 성과는 인적자본의 축적으로 지식이 중심이 되어 축적된 에너지를 사회 곳곳에 발산시키는 동인에 의한 것이었다. 이제 우리국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식의 생산 공장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 국민은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하게 된 셈이다. 게다가 이 생산수단을 어디에나 가지고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것이 머리속에 있기 때문이다. 수 천년동안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절대 다수의 국민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했다. 농부의 자식은 농부가 되었고, 상민의 자식은 상민이 되어 살아야했다.
기능공의 딸은 기능공과 결혼해야 했고, 백정의 아들은 백정의 딸과 살아야 되는 폐쇄사회였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가?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동인인 지식만 가진다면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지 않는가!이런 점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 구성원의 주류인 지식 근로자는 과거의 어떤 근로자와도 다르다.
그 첫 번째가 지식근로자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으며 또한 휴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지식 근로자는 어떤 고용기관 보다도 더 오래 살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지식은 과거의 어떤 자원과도 다른 매우 독특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식은 오로지 전문화되고 바른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야 만이 사회 통합과 국가발전에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1593년 조르다노 브루노는 로마 교황청에 체포되어 투옥되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받아들인 그의 우주관은 전통적인 창조질서에 반하여 불충하기 짝이 없는 사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7년간의 감옥생활 끝에 화형에 처해졌다. 1633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비슷한 이유로 종교재판 법정에 섰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천동설이 옳다고 인정하고 목숨을 건졌다.
그가 재판장을 나오면서 했다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은 신념을 굽힌 변절을 용서받기 위한 것이었을까?
우리 단국인은 누가 뭐래도 지식창출의 선도적 위치에 서 있다. 신경외과 의사가 제 몫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수술실에서 뇌수술을 하고 있을 때이다.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일꾼은 오직 자신의 지식을 독창적으로 전문화시키고 이것을 거미처럼 연결했을 때만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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