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경대-양심수를 아십니까?
화경대-양심수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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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4.02 00:20
  • 호수 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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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의 홈페이지(www.yangsimsu. or.kr)에 들어가 봤더니, 오늘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는 양심수는 49명이다. 하기야 수백명이 불타는 지하철에 갇혀서 떼죽음도 하는 땅에서 그 뭐 고작 49명 가지고 그러시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양심수는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돌아보아야 할 필연적 아픔인 듯하다.
양심수 49명의 명단을 보니, 한총련 방북사건의 김대원이라는 이름도 보이고, 안암동 철거대책위원회의 김강일씨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저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도 아직 복역중이고 민혁당 사건의 최진수 김경한씨도 옥고를 치르고 있다.
양심수들이 누구인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다수의 이익을 위해 양심에 따라 활동하다가 잡힌 사람들이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으로 다가 올지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오직 정치적 혹은 도덕적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사회정의의 편에 섰다가 수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외세와 분단, 군사독재와 재벌독점이 지배해 왔던 이 나라에서 그들에게 맞서야 했던 우리나라의 양심수들은 대체로 민주주의와 자주적평화통일을 위해서 민중의 생존권 보장과 사회정의, 사회진보를 위해서 싸워 온 사람들이다.
이른바 영남위원회 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박경순씨를 아는가? 인권대통령,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던 김대중 대통령시대에 박경순씨는 구속되었다. 숱한 석방 탄원에도 불구하고 인권대통령께서는 끝끝내 외면한 채 청와대를 떠나 버렸다. 지금 박경순씨는 중증의 간경화로 인해 죽음이 눈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 단식투쟁중이다.
바야흐로 참여정부의 시대가 밝았다. 양심수의 전면적인 석방과 사면은 참여정부의 첫 번째 과제일 듯하다. 경제문제, 북한문제, 미국문제,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닌 상황임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어느 문제보다 앞서서 바로 양심수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듯하다. 왜냐하면, ‘대통령 노무현’의 정치적 출발이 바로, 양심수의 변론에서 출발하였음을 대통령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는 몇가지 실패를 뼈 아프게 경험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의 첫째 사람들이 부산,영남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지했던 저 민주투사 김영삼, 바로 그가 오직 대통령되겠다는 일념 때문에 광주학살의 원흉들과 손을 잡았는데도 ‘고마 마~~’ 마구 밀었다가 피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다. 그 경험의 두 번째 사람들, 호남사람들이다. 맺힌 한이 얼마나 컸던지는 우리가 안다. 그러나 저 민주투사 김대중도 오점 몇가지만을 국민들 가슴에 남긴 채 떠나버렸다.
아마도 이제 뼈 아픈 회한의 경험은 참여정부, 국민이 대통령이시라고 부르짖고 계신, 바로 이쯤에서 끝내고 싶다. 국민을 대통령으로 모시겠다면, 그 말씀이 진정이시라면, 실정법의 위반 운운하는 과거정권의 몽매함을 답습하지 말고, 양심수부터 석방하고 사면해야 한다.
군사독재와 재벌독점의 시대에 그들과 싸우다가 붙잡혀 들어간 양심수들,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국민들”이다. ‘국민이 대통령입니다.’가 맞습니까? 맞고요? 그렇다면, 이 시대 이땅에서 가장 진정한 국민이면서 가장 대통령 자격을 갖춘 사람은 바로 양심수들이다. 그들, 심지어 병들어 언제죽을지 모를 ‘대통령’을 감방에 쳐 박아 놓고서야 어디 이것이 참여정부라 할 수 있는가 말이다.
굳이 대통령께서 믿어 주세요 하지 않더라도 믿고 싶다. 바로 오늘, 양심수들에 대한 대사면과 석방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김행철(B&K컨설팅/수석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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