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 개강을 맞이하여
백묵처방 - 개강을 맞이하여
  • 우정권 전임강사
  • 승인 2006.08.29 00:20
  • 호수 11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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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묵처방
우 정 권 전임강사
<인문과학대학·인문학부·한국어문학전공>
대학생활의 마시멜로를 얻기 위한 계획
개강을 맞이하여

어제, 오늘 출 퇴근하면서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앨린 싱어/정지영 옮김, 한국경제신문, 2005)를 읽었다. 이 책은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성공지침서이자 우화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주어진 환경에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무엇이 되고자 하고, 그 무엇이 현재의 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미래라는 시간을 위해 현재가 있는 듯하다. 이 책에서도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즉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가장 눈에 띤 이야기는 4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이들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내일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1개 더 준다고 하니 어떤 애들은 그 자리에서 1개를 먹어 버리고, 다른 애들은 내일까지 먹지 않고 기다렸다고 한다. 10년 후 그때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는데, 참고 기다려 1개를 더 얻은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나 자아 성숙도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훨씬 더 높더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에 매달려 더 많은 마시멜로를 놓쳐버리지 않았는지.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제 개강을 하여 학생들로 활기가 넘칠 캠퍼스를 그려 보았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가로 가득 차 있겠지. 먼저 어떤 과목을 수강 신청 하고, 그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하고, 이번 학기에는 열심히 공부를 해야지, 그리고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아무튼 대학생활을 멋있고 낭만적이며, 보람차게 보내야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겠지. 그런데 혹시 너무 빨리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보다 빠르게 성과를 얻기 위해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를 먹어치우는 데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1. 수강신청을 하면서 쉽게 학점 따기의 유혹을 받지 않았나요.
내용이 쉽고, 숙제 적고, 교수님 잔소리 안하고, 게다가 학점은 A 융단 폭격기인 과목이 가장 눈부시게 보이지 않았나요. 어렵고, 숙제 많고, 잔소리 심하고, 학점은 짠 과목이 수강신청의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자신이 공부하고 싶고, 졸업 후 진로와 적성 등을 고려하여 수강 신청을 하는 것이 더 많은 마시멜로를 얻을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2.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아 한번 변화하고 싶지 않은가요.
젊다는 것은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여러분은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그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단점 중에 타성과 잘못된 습관, 아집, 그리고 이기주의 등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면 이번 학기에 한번 변화시켜 보세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한 분야에서의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 못지않게 좋은 인성과 진취적 기상을 가진 사람입니다. 대학생활을 통해 전공 분야에서의 지식을 쌓으면서 동시에 스터디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교양인으로서의 풍부한 인성을 키워나간다면 여러분 앞에는 현재 보다 훨씬 더 많은 마시멜로가 놓이게 될 것입니다.
3. ‘블루오션’의 길로 나아가지 않겠어요.
몇 년 전 1학년 교양 수업 시간에 전공 선택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다른 학교에는 없는 전공과 학문영역을 선택하라고 권유를 한 적이 있어요. 전국 어느 대학에나 있는 전공과 학문 영역, 그것은 그 만큼 사회에서의 사용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으나, 효용가치는 떨어질 수 있죠. 반대로 희소한 전공과 학문영역은 비록 사용가치가 낮으나 효용가치는 상당히 높을 수 있죠. 달리 말해 ‘레드오션’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블루오션’의 길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죠. 경쟁이 치열하고 적자생존의 법칙이 강한 ‘레드오션’에서 우뚝 설 수 있으면 그 길로 갈 수 있지만, 남들이 가지 않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의 길을 선택한다면 아주 많은 마시멜로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삶의 지혜를 얻고 싶지 않으세요.
이제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리고 매일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 어떤 지혜를 가져야 할는지, 기업체 입사 시험 문제에 많이 나온 다음 문제를 한 번 풀어보세요.
비바람이 치는 한 밤중의 버스정류장에 곧 죽을 것처럼 보이는 할머니, 언젠가 당신의 생명을 구해 준 오래된 친구, 항상 꿈꾸어 온 완벽한 미모의 여자 이렇게 세 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이 차를 몰고 가다 이들을 보고 단 한사람만 차에 태워야 한다면 누구를 태워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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