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자석 - 제자리 걸음인 대학가 형성
주간 기자석 - 제자리 걸음인 대학가 형성
  • 차윤단 기자
  • 승인 2006.09.12 00:20
  • 호수 11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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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걸음인 대학가 형성

지난 8월, 급식업체 CJ푸드시스템이 식중독 사고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위탁급식업체가 CJ푸드시스템에서 LG아워홈으로 교체됐다. 학생복지위원회는 LG아워홈이 급식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냉·난방시설 설치, 가격과 메뉴조정, 식재료 정기 및 수시검사를 실시하는 등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시정해 줄 수 있는 업체로 판단돼 선정했다지만 ‘맛이 없다’, ‘양이 적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는 등의 학생들 불만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천안캠퍼스 학생들의 학생식당에 대한 불만사항이 이유도 다양하고, 목소리가 큰 까닭은 무엇일까?
입맛이 특별나서? 아니면 성격이 까탈스러워서? 아니다. 그것은 바로 대학가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타 대학가는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다양한 음식점과 상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서울캠퍼스만 해도 기본적인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만약 학생식당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교 앞 대학가를 이용하는 타 대학생들과는 달리 천안캠퍼스 학생은 학교식당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내서점만 봐도 그렇다. 학생들이 캠퍼스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점은 구내서점밖에 없지만 전공서적이 대부분이어서 다양한 책을 구입하기 힘들다. 게다가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혜택 등이 없어 천안시내 서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서점도 식당도 없는 대학가에는 좁은 길가로 10여개의 퇴색한 주점과 몇개의 노래방만이 자리 잡고 있다. 정작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은 몇 되지 않아 학교 시설에 의존해야 하는 학생들은 그만큼 학교에 잦은 불만과 항의를 표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대학문화의 산실인 대학가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학문화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80년대 대학가처럼 사회 참여와 현실 비판적인 문화가 바람직하고, 현재 학생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띄는 대학문화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인의 이념과 의식이 싹트는 곳, 뒤풀이 웃음 뒤에 공허함이 남기보다는 소중한 경험과 유익함이 싹트는 대학가의 형성은 중요하며, 대학가가 형성 되었을 때 비로소 대학타운도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구유입에 있다.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경우 소비에 따른 투자는 자연발생적으로 따를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측은 천안시와 협력하여 안서호 주변을 문화지대로 개발하고, 홍보하여 유동, 유입 인구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또 벼룩시장이나 사진, 그림과 같은 작품전시회를 통한 학생들의 참여 또한 중요하다.
학교 측의 편의시설 구축과 문화시설의 다변화를 위한 관심과 노력, 학생들의 참여가 있을 때 창조적인 문화가 깃든 대학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차윤단 기자 <youndan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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