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모니터 - 지난호(1180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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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미 학우
  • 승인 2006.09.19 00:20
  • 호수 11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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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1180호)를 읽고

사설, 원인과 대안에 대한 깊이 부족


지난 9월 15일,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은 인문학의 위기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인문학에 대한 위기감은 결코 우리대학도 예외가 아니었던 듯, 지난 호 사설의 제목 역시 ‘역사의식 강화 위한 인문학 교육 강화’였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어떤 연유로 오늘날 죽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또 현시대가 유독 인문학이 죽어있는 시점이라면, 과연 과거 언제라도 한번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의 전성시대가 있었던 것일까? 그 시대에 그들은 과연 한 시대의 사상적·지적 성장을 책임지는데 한 몫 했던 것일까? 이것이 사설의 주제를 접하고 난 후 내 뇌리를 스쳤던 여러 의문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사설은 그 의문들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사설은 무난했으나 날카롭지 않았다. 우리 시대, 인문학이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단지 학생 수가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고, 인문학 서적의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사회가 외국의 역사왜곡문제로 골머리를 썩으면서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한국의 인문학이 갈 방향을 잡지 못하고 독창적인 이슈들 또한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요사이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근대사를 통틀어 누적되어 온 문제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 기수들의 에너지는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 결코 그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록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도 그들 스스로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역량과 실천력이 있어야하고 사회는 그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와 제도를 구축해야만 한다. 인문학은 결코 과거의 교양만을 답습하는 학문이 아니라 현대사회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 인문학과 우리 사회의 발전이 병행될 수 있도록 양쪽에서 모두 다 체질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이번 사설이 그 논의에 있어 깊이가 더욱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원인에 대한 인식이 불충분하게 느껴진 점, 인문학의 발전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이 언급되어 있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이유미 <영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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