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Korea Open 국제 태권도 대회’ 우승 김보혜(태권도학부·1) 선수
‘제 2회 Korea Open 국제 태권도 대회’ 우승 김보혜(태권도학부·1) 선수
  • 최정빈 기자
  • 승인 2006.09.19 00:20
  • 호수 11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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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Korea Open 국제 태권도 대회’ 우승 김보혜(태권도학부·1) 선수

체중 감량이 제일 힘들어요. 시합 2주전부터는 거의 못 먹죠

아시안게임, 북경세계선수권, 북경올림픽 우승이 목표
밴텀급의 ‘절대강자’, 그렇지만 그녀는 풍경(風磬) 같았다


태권도는 2000년 제 27회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제 태권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도를 넘어 세계 속에서 인정받은 자랑스러운 무도로 자리매김 돼 있다. 그런 태권도가 현재 우리 대학에 다니는 김보혜 선수를 통해서 더 빛을 내고 있다.
평소와 같이 등교하던 길목에 눈에 띄는 현수막이 하나 걸렸다.
「김보혜(태권도학부·1) 양 ‘제 2회 Korea Open 국제 태권도 대회’ 우승!」
그렇게 김보혜 선수를 처음 접했다.


김보혜 선수는 2005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 체급 최강자로 현재 8명의 국가대표 중 일원이다. 그런 김보혜 선수가 2006학년도에 우리 대학에 입학을 했다. 그녀의 ‘무공(武功)’은 우리 대학에 입학해서도 계속 ‘발전’ 중이다. 2006년 ‘협회장기 전국 남녀 단체 대항 태권도 대회’ 1위, 지난 8일의 ‘제2회 Korea Open 국제 태권도 대회’ 정상 등 ‘절대강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래서 이번 ‘현장초대석’에서는 여자태권도 밴텀급의 절대고수 김보혜 선수를 초대했다.



오는 12월 1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되는 아시안게임 준비로 태릉선수촌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김선수를 지난 16일, 선수촌에서 만났다. 김 선수를 만나기 위해 오전 10시에 선수촌 정문에 도착했지만 사전에 태릉선수촌에 연락이 닿지 않아 정문에서 발이 잡혔다. 김 선수는 이런 기자의 사정을 배려해 힘든 오전 훈련이 끝나자마자 비호처럼 정문으로 달려왔다.


인사를 건네자 “안으로 들어오실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라며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러면서 샤워도 못하고 뛰어 나왔다며 멋쩍게 웃는다. 그런 그녀를 대하자 김영인(체육대학·태권도학과) 교수와 진동환(체육대학·태권도학과) 조교가 “참 예쁘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일이 떠올랐다. 건강한 땀 냄새, 꾸밈없는 웃음, 절대강자 답지 않은 겸손이 풍경(風磬)처럼 자연미로 배어 나왔다.


김 선수는 초등학교 5학년때 태권도를 배우는 언니를 보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태권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녀는 “지금도 태권도가 좋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훈련이 고되지 않냐고 묻자 “훈련은 힘들지 않은데 체중감량이 힘들어요. 대회 출전을 위해서 55kg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시합 2주전부터는 밥은 소량만 먹고 과일 등으로 체력을 유지하며 운동해요. 아무래도 조금만 먹고 운동하려니까 무척 힘들죠”라며 ‘힘들지 않게’ 말한다.


김 선수의 훈련스케줄은 새벽 6시부터 시작된다. 새벽 자율훈련이 끝나면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기초체력훈련,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전술훈련,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주특기 훈련인 왼발붙여차기와 왼발상단차기 기술 연마 등이 연일 계속 된다.



김 선수가 이런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역시 부모님이 제일 힘이 돼주시죠. 내색을 잘 안하시는 분들이지만 매 시합 꼭 오시고 제가 국가 대표가 됐을 땐, 수고했다며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셨어요”라며 부모님이 가장 큰 힘이라고 말한다. 또한 현재 충청대학교 태권도 선수인 언니 김보미 양도 “같은 종목에 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아 힘이 돼준다”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비결로 가족을 꼽는다.


그녀에 대해 입학 때부터 곁에서 지켜 본 진동환 조교는 “매우 성실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선수입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개인운동으로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선수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합 때 어떠냐고 묻자 “시합 전 대기실에서는 조금 떨리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오히려 긴장이 풀리고 투지가 일어나는 편이에요”라고 말한다. 매 대회 출전 때마다 우승을 목표로 하냐는 우문(愚問)을 던져 보았다.
“어느 종목 어느 선수치고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이라며 “매 시합을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국가대표라서 같은 나이 또래 대학생들이 누리는 학교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지금 저한테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우승과 내년에 있을 ‘북경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우승, 그리고 2008년에 있을 ‘북경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 목표예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정도는 감수 해야겠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김영인 교수는 김 선수에 대해 “집중력이 남다르고 목표를 위해 다른 선수보다 두 세배는 더 땀을 흘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부상 없이 북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승부사는 언제나 고달프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경기에 패했을 때, 그 좌절감과 고통의 무게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불허 한다. 특히 김 선수처럼 정상에서 패했을 때의 상실감과 패배감은 존재감의 부정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경지에 오른 승부사들은 승자와 패자를 떠나 경기를 즐기다 보면 결과 역시 자연의 섭리로, 이치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인터뷰 시간 동안 김 선수에게서 받은 인상은 태권도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 선수야 말로 ‘정상미인(頂上美人)’이라는 느낌이 선수촌의 가을 햇살보다 더 강렬함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선 김 선수는 “감사했어요. 조심히 들어가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새벽눈처럼 사박사박 숙소로 돌아갔다.

▲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보혜 선수.
▲ 뒤돌려차기로 공격하는 김보혜 선수.
▲ 세계 선수권에서 코치, 동료와 함께.

최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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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ndykik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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