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생활 속 과학 ⑪
유레카! 생활 속 과학 ⑪
  • 이봉우 교수
  • 승인 2006.11.28 00:20
  • 호수 11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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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생활 속 과학 ⑪
파스퇴르와 우유

요즘 슈퍼마켓에 가면 너무나 다양한 우유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칼슘강화 우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 DHA우유 등. 그 중에서 아인슈타인 우유와 파스퇴르 우유처럼 과학자의 이름이 붙어 있는 우유가 있다. 아인슈타인 우유가 머리에 좋은 DHA가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면 파스퇴르는 왜 우유와 관련이 있을까?
파스퇴르는 누구일까?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프랑스인들은 퀴리와 함께 파스퇴르를 손꼽는다. 광견병 백신 개발로 알려진 파스퇴르는 미생물학 연구를 인간의 병에 적용하여 생명 연장의 길을 이끈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파리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의생물학 연구소인 파스퇴르연구소가 있는데, 이곳의 지하철역은 파스퇴르역이고, 근처에는 파스퇴르길과 파스퇴르호텔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 요구르트 이름으로 알려진 메치니코프도 파스퇴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이다.
파스퇴르가 우유와 연결이 되는 것은 바로 살균법 때문인데, 그 시초는 와인에서 출발하였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시키면 웨이터가 남자에게 와인을 따라주면서 맛을 보게 하는데 이는 와인이 상했는지를 확인해보는 과정이다. 와인은 포도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기 때문에 부패하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로서는 와인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와인의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파스퇴르가 바로 이것을 해결하였는데, 와인이 부패하는 이유가 미생물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그는 약 55℃도에서 한 시간 정도 열처리를 하면 해로운 미생물들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우리는 ‘파스퇴르 저온 살균법’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열처리 방법은 우유, 치즈 등 부패하기 쉬운 다른 제품에도 응용이 되었는데, ‘파스퇴르 우유’도 바로 저온 살균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55℃가 만들어진 것이 실험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파스퇴르의 와인 전문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와인맛을 훌륭하게 감별할 수 있는 전문가인 파스퇴르가 와인 고유의 향과 맛을 손상시키지 않는 최적의 온도를 찾아낸 것이다. 혹시 파스퇴르 자신이 맛있는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 미생물 연구를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약 130℃정도의 높은 온도에서 약 2초간 살균하는 고온살균법을 이용하면 세균을 잘 없앨 수 있어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영양소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는 단점이 있다. 저온으로 살균하면 영양소 파괴가 줄어들지만 세균을 완전히 없애기 힘들기 때문에 유통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온살균법을 많이 이용하고,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저온살균법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초고온으로 살균하여 균이 없는 상태에서 포장했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약 7주 동안 보관이 가능하게 만든 멸균우유도 있다.
파스퇴르는 맥주 연구에서도 많은 기여를 했다. 프랑스의 맥주는 앙숙과 같던 나라인 독일에 비해서 미흡했는데,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파스퇴르의 말처럼 이것이 파스퇴르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그는 맥주의 맛을 나쁘게 하는 미생물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여러 개의 특허권을 따냈고 실제 맥주도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봉우 <사범대학·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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