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이여 참된 자아를 발견 하자
신입생들이여 참된 자아를 발견 하자
  • 이효선 교수
  • 승인 1999.11.30 00:00
  • 호수 11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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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이여
참된 자아를 발견 하자

백묵처방

이 효 선 교수
<경상대학·경제학전공>

캠퍼스 뒷산의 나목(裸木)들이 봄바람에 기지개를 켜며 꽃망울을 피울 준비를 한다.
대학은 매년 이맘때면 졸업생을 보내고 새로운 식구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하고 활기차다.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였다는 사실은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학교·사회에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지날 때 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새롭게 생각하고 정리하게 된다. 이제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은 아마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왜 대학에 왔는가? 대학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 하게 될까? 보다 뜻 깊고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일까? 누군가 신입생을 가리켜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이방인」이라고 불렀다. 새로운 경험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성취와 자아발견의 기회가 주어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새롭게 나타나는 환경에서 오는 도전을 어떻게 다루어 가느냐에 따라서 발전이, 또는 정체와 퇴행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미성년의 세계에서 성인의 세계로 이주함에 따라 오는 외적특성변화, 고교 때 부모·교사로부터 명령과 지시를 받아 오던 것에서의 사고와 행동의 자유 그리고 이런 선택에서 오는 긴장이나 갈등, 책임 등 자유와 통제의 향수(鄕愁) 사이에서 방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이제까지 공부한 것과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학구적이며 창조적인 학업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겪는 변화의 경험이다. 인간, 사회, 세계, 자연, 우주에 관련된 다양한 진리를 순수하게 탐구하고 이 세계 안의 존재로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인격을 구도자(求道者)처럼 겸허하게 도야할 수 있는 시기가 신입생들에게 찾아온 것이다. 변화로 인하여 찾아온 갈등, 번민, 고뇌 그리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한 차원 높은 것으로의 승화, 발전을 위한 인간적 노력이 절실하다.
신입생들이 경험하는 첫 번째 위기는 아마도 고독감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고향, 고등학교, 부모님, 선생님 곁을 떠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생활하게 되니 소외감이 생기기 쉽고 자칫 삶의 방향감각이 상실되기 쉽다.

두 번째 위기는 목적의 상실 내지 목적의 혼란 이라고 하겠다. 다양한 활동에서 더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목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심리적 균형상실과 회의와 불신으로 인한 자기 소외에 빠지기 쉽다.
세 번째 위기는 새로운 활동과 일들이 지니고 있는 기능이 어떤 것인지 현실적 삶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의미의 혼란과 실존적 진공(實存的 眞空)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첫째로, 학업에 대하여 성실하고 성숙한 태도로 임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한 두 과목에 열중하기 때문에 다른 과목의 공부를 지나치게 소홀히 하는 것은 성숙한 생활 자세라 할 수 없다. 또한 학교의 성적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는 식으로 학점을 소홀히 생각하는 것은 성인으로서 대학생이 지녀야 할 태도가 못 된다. 정규교육과정에서 요청되는 다양한 독서, 토론, 리포트, 시험 등에서도 성실하게 자아와 관련을 맺으며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둘째로, 폭넓은 교양을 쌓고 가능하면 많은 고전들을 읽어야 한다. 대학의 교육은 단순히 직업적 기능인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자체, 가정, 학교, 사회, 국가, 세계, 자연, 초월적 존재 등의 다양한 문제에 관해 깊고, 융통성 있게 질문하고 해답을 탐색하는 것과 관련된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셋째로, 인간관계를 폭넓고 또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교수와 사회에 있는 사람들과 친숙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고 자주 만나 학문적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또 인생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하기를 힘쓰는 것이 좋다.
넷째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명확하고 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여가활동과 오락을 통하여 인생관과 세계관을 넓고 깊게 하여야 한다.
신입생들이여! 삶의 여러 가지 존재방식을 통하여 자아를 발견하고 또 자아상을 확립하고 실현함으로 멋진 대학생활이 되도록 하자.

 

이효선 교수
이효선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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