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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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오 교수
  • 승인 2007.03.20 00:20
  • 호수 1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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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묵처방
윤 상 오 교수
<법정대학·행정학전공>
정치는
우리의 관심을 먹고 큰다

6백년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요란한 수식어와 함께 시작한 새해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미 FTA, 부동산 버블, 경기침체, 청년실업 등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슈들이 산적해 있지만, 무엇보다도 큰 이슈는 5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대통령선거가 아닌가 한다. 이미 각 정당과 정치세력들은 다음 정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 정당간, 각 후보자간, 각 지지세력간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고 정치 자체에 대해서 무관심하기도 하고 정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거나 참여를 하는 것은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권리이자 선택이기에 누가 뭐라고 할 것이 못된다. 그러나,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며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큰다는 사실에 비춰 본다면, 정치에 대한 지나친 혐오감이나 무관심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부모나 가족의 냉대와 무관심속에 자란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기 어렵듯이, 국민들의 혐오와 무관심속에 방치된 정치는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괴물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수많은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가가 정치라는 괴물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난, 기아, 질병, 전쟁(내전), 경제위기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또한, 정치는 우리가 매일매일 마시고 호흡하는 물이나 공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가 물이나 공기를 떠나 살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로부터 유리되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맑은 물과 공기는 우리의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보장하지만 오염된 물과 공기는 우리의 건강과 삶을 위협한다. 대통령이 누가 되고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으며 어떤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는가에 따라서 정치이념과 정책노선이 달라지고 이는 곧 내 세금, 내 일자리, 내 소득, 내 노후, 내 집의 크기 등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는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과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은 젊은 층 일수록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혐오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대학생들은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서는 스토커 수준의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치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그러나, 정치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젊은 층일수록 더 크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우리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장차 대학생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에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국민을 위한 바르고 선한 정치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역사에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놀라운 능력을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정치발전에서도 보여주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저개발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경제와 정치를 동시에 발전시킨 나라는 세계역사상 우리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는 잘 모르고 있거나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우리나라의 정치는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가장 민주적이다. 일본이나 싱가폴이 경제적으로는 우리보다 앞섰지만 정치적으로는 우리가 한 수 위다. 우리의 정치에는 네거티브 공세, 정당간 이전투구, 지역감정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개도국과 후진국이 부러워하고 배워가려 하는 절차적·내용적 민주주의가 있다.
대학생 여러분!! 이제 우리의 정치에 대해서 좀 더 자부심을 갖자. 좀더 애정과 관심을 갖자.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해 보자. 그리하여 우리의 정치를 세계에서 으뜸가는 어질고 바른 녀석으로 키워보자. 정치는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고, 여러분들의 현재와 미래의 건강한 삶의 밑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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