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생활 속 과학 23
유레카! 생활 속 과학 23
  • 신동희 교수
  • 승인 2007.05.29 00:20
  • 호수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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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생활 속 과학 ?

불교의 우주관

사월초파일이 지났다. 고행을 통한 깨달음을 강조하는 불교는 종교 이전에 철학적 요소가 많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물질세계의 원리를 파헤치는 과학적 요소를 불교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한다. 그러나 석가모니의 말씀에서 현대 과학의 발견을 찾으려는 서양 과학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특히 불교에서의 우주관은 현대 천문학에서의 우주관과 유사한 점이 많다.
불교하면 윤회(輪回)다. 윤회는 시작도 끝도 없이 계속 되는 것, 즉 무시무종(無始無終)을 말한다. 불교에서의 우주관도 윤회론적 시각을 근거로 한다. 우주의 영원한 멸망은 없다. 즉, 우주는 영겁의 시간에 걸쳐 생기고 유지되고 소멸되고, 다시 생기고 유지되고 소멸되는 식으로 끝없이 생성과 멸망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대개의 종교에서는 창조주가 우주와 생명체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신(神)의 목적에 따라, 힌두교에서는 브라흐만이 자신의 유희에 의해 우주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불교에서도 우주를 만든 신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이 신은 한 우주의 신에 불과하고 그 이전의 우주의 모습을 알지 못하며, 생각과 고통, 질투가 있기에 여러 우주의 윤회 속에 신도 윤회한다고 본다. 즉, 불교에서는 신도 절대적 신이 아니라 상대적, 유한적 신으로 본다.

현대의 우주론은 빅뱅 이론이 대세다. 암흑의 한 점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지고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 초기 경전에 나와 있는 석가모니 말씀을 보면, “하나의 우주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겁... 두 개의 수축하고 팽창하는 겁... 세 개의 수축하고 팽창하는 겁... 수없이 많이 수축하고 팽창하는 겁...”이라는 구절이 곳곳에 나온다고 한다. 불교에서의 우주는 현재 팽창 중인 하나의 우주가 아니라 수축하는 우주도 있었고, 이런 수축과 팽창이 수없이 반복하는 우주임을 알 수 있다. 부처는 또 “시작이 없는 것이 바로 윤회니, 처음 시작점은 알려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즉, 불교에서는 태초라는 하나의 고정된 시점이 존재함을 인정하지 않고 그 특정 시점은 다시 그 이전의 조건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이렇게 무한하게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는 우주는 그 우주 속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에너지, 즉 공(空)의 상호 의지와 결합에 의해 형성되고 다시 흩어져 수많은 은하와 행성은 물론이고 외계인, 인간 등의 생명체들을 만들고 다시 사라진다. 이와 같이, 2570년 전에 석가모니는 이미 빅뱅 우주론에서의 팽창과 수축을 언급했고 외계인의 존재와 형상을 언급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불교의 경전에는 지구가 56억 7천만년 후에 사라질 것으로 보았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55억년 후에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어 팽창 후 폭발됨에 따라 지구도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놀랄 만큼 오차가 작다.
급할 때는 교회 가서 하나님을 찾고 절에 가서 시주도 하고 조상께 제도 올리고, 진짜 급할 때는 점쟁이 집을 찾은 적도 있다. 이런 입장이므로 기독교의 창조과학도, 불교에서의 과학도 제대로 숙지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무시해 왔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예전에 모아둔 관련 자료를 꼼꼼히 읽으면서 불교 경전에서 현대 과학의 발견들이 상당량 언급되어 있음을 알고 감탄했다. 불교에서의 과학보다 훨씬 연구가 많이 된 창조과학 문헌도 관심을 갖고 읽어봐야겠다.

신동희(사범대학·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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