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특별기획]
타대학 학보사 편집장이 본 단대신문
[단대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특별기획]
타대학 학보사 편집장이 본 단대신문
  • 김진성 기자
  • 승인 2008.03.11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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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신문은 창간 60주년을 맞아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한국외대 5개 대학 학보사 편집장들에게 단대신문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이민석대학신문(서울대) 편집장
단대신문, 지적 갈등 해소 매체로 앞서 가길
단대신문 창간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6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대학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기사를 쓰고 또 고쳤던 기자분들께 경외를 표한다. 단대신문의 앞으로의 무한한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학술면’에 속한 기사들이 당대의 첨예한 학술 논쟁과 이론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신문에서 학술, 혹은 학문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또한 주요 독자층이 대학생과 교수인 대학 신문에서 학술면을 운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 이런 질문들에 당장 답하기 힘들다면 신문이라는 결과물로 나오는 학술면의 기사 또한 모호할 수밖에 없다.

학술 기사들은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 심지어는 교수들까지 지적 자극을 줄 수 있어야하고, 당대를 관통하는 정신을 포착해 그 흐름을 철저히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인의 생활양식이나 혹은 현대사회에 대한 병폐 현상 등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단순한 현상에서 흐름을 찾아 기사화하고 이어 논쟁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단대신문 학술부가 지난 학기 연재한 ‘유레카 생활 속 과학 ’이나 ‘솔로몬의 지혜’ 등은 학술 기사보다는 교양기사에 가깝다.

그러나 진중한 내용만이 최고는 아니다. 내용이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에게 필요한 기사를 써야 한다. 내용을 읽었을 때 기자도 재미없고 이 내용이 지금 왜 필요한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면 모든 독자는 더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기자들의 치열한 논의를 통해 학술면의 상을 확립하길 바란다.

기획이나 시리즈와 같은 것에 집중한 나머지 출판물에 대한 리뷰나 학술면의 ‘뉴스’가 없는 것도 아쉽다. 학술계 소식이나 학회 동정 등 뉴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자리를 잃었다. 대학원생이나 교수 또한 단대신문 독자층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교수들이나 각종 학술 기구에 출입처 기자를 배치해 학술 동향이나 논쟁 흐름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매주 생생한 학술 소식을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학문이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어느 시대보다 우리는 무지와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학 신문들은 대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꼬집을 수 있는 학술 기사를 생산해내야 한다. 단대신문 학술면이 이런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길 바란다.

 

 

▲ 손국희연세춘추 편집국장
학내외 다양한 의견수렴 노력 엿보여
글 배치·지면 형태 혼란스러워 로고와 통일성 필요

역사는 무의미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시간 흘러도 본연의 빛을 발하는 사실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역사적 사실’이라는 범주가 형성된다. 대학교의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대학 언론의 책무(責務) 역시 단순한 기록이나 나열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내 구성원들의 ‘살아있는’ 여론과 고민을 파악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형태로 지면에 녹여내는 일이야말로 관보(官報)와 구별되는 대학언론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론면은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여론형성의 장(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문의 생동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면이다. 단대신문의 여론면에는 학내외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기자단의 노력이 엿보였다. 특히 웅담이라는 꼭지에서 학생들의 여론을 설문 형태로 파악해 독자의 참여를 독려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휴대폰 사용 실태나 10대 뉴스와 같은 주제 외에도 학생들이 학내에서 직접 느끼고 있는 문제의식과 고민들을 설문에서 다뤄줬으면 한다.

또 여론 면에는 학생에서부터 교수,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글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들의 배치나 지면의 형태가 다소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즉 여론, 논평면을 관통하는 일관된 체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1216호의 경우 웅담, 학생칼럼, 학부모로부터 온 편지, 백묵처방 등 다양한 꼭지가 여기저기 지면을 채우고 있었지만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해 한눈에 여론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여론, 논평면에는 만평을 포함해 총 10개의 꼭지가 있었는데 각각 꼭지의 로고형태(이를테면 ‘곰사계’, ‘백묵처방’)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었다.

여론면은 그 어느 면보다도 독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하며, 각 꼭지가 말하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 독자가 여론면을 읽고 어떤 글과 주장이 있었는지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가 지면을 통해 여론을 파악하는데 있어 수고로움을 겪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여론면은 더욱더 선명하고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단대신문에서도 과감하게 여론면을 조정해볼 것을 제안한다. 즉 기존의 갖가지 로고형태를 깔끔하게 통일하고 여기 저기 혼재된 꼭지들을 정돈된 형태로 지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각 꼭지에 어떤 글이 실리는 지 그 성격을 명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A꼭지에서는 사회에 대한 전문가의 비판적인 글이 실리고, B꼭지에서는 학내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실린다는 식의 확실한 기준을 마련해 독자들이 손쉽게 여론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 김용준성대신문 편집장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는 취업면 인상적
단대신문의 창간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단국대학교를 밝히는 횃불로서 활동 해온 단대신문은 그 역사만큼이나 신문의 질이 다른 학교에 비해 높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다른 신문들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면입니다. 단대신문은 독특하게 1면에 하단광고가 없고 그 자리를 활용해 더 많은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적절한 이미지 사용을 통해 자칫하면 빽빽해 보일 수 있는 면을 시각적으로 잘 꾸몄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단대신문의 이런 노력으로 인해 지금까지 독자들이 좀 더 양질의 신문을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대학교의 신문들이 광고의 일부분을 상업광고로 할당하고 있는 것에 비해 단대신문은 신문에 상업광고를 배재한 채 동문들을 소개하는 광고 등을 넣음으로써 재학생과 동문들 간의 꾸준한 연결다리가 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 역시 다른 대학신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단대신문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들도 단대신문만의 큰 특색이지만 그래도 단대신문의 가장 큰 장점은 취업면과 문화기획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단대신문을 보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취업면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칫 취업면으로 인해 신문 전체가 가벼워질 수 있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 위주의 소재가 아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기 위해 많은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단대 학우들에게 한 번쯤 고려해볼만한 실질적이고도 유용한 커리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대 동문의 주옥같은 경험과 소속 교수의 조언 및 지침을 함께 게재함으로써 면의 깊이를 보다 더하고 있으며, 학우들로 하여금 해당 면 자체를 더 주의 깊게 읽어보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문화기획면의 ‘전문성’ 역시 단대신문만의 특성으로 짚고자 하는데, 학우들의 문학적 상상력이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동시에 교수의 책 추천, 연구원의 우리말 공부 코너 등을 구성해 가볍고 대중적인 소재가 아닌 유익하면서도 실제적인 문화적 소양을 면 가득 담고 있다고 봅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흔히 회자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단대신문이 현재 추구하는 있는 언론 불변의 가치들과 균형 잡힌 시각, 독자를 위하는 끝없는 고민과 노력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단국대를 미래로 이끄는 정론지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장형수한대신문 편집국장
단대신문, 통일성이 필요하다
안녕하십니까. 한양대학보 제69대 편집국장 장형수입니다. 우선 단대신문 창간 60주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또한 창간 특집호의 소중한 지면을 함께 채우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단대신문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단대신문사의 내부적인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독자의 입장으로서 냉정하게 한번 평가해볼까 합니다.

처음 단대신문을 보고 느낀 것은 ‘깔끔하다’였습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이나 제목 글씨체도 차분하고 신문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만, 제목의 위치가 어떤 기사는 중앙정렬이고 어떤 기사는 왼쪽정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둘 중에 하나로 통일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문화면에 관심이 많아 문화면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문화면에는 문화부 기자의 글이 없었습니다. 물론 기자보다 역량이 뛰어난 외부 전문가나 학내 교수님들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문화부 기자들의 글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문화면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서 간의 경계도 상당히 모호한 것 같습니다. 1214호에서 손미나 아나운서의 특강 기사가 왜 문화면에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보도면과 문화면의 구별, 부서 간의 정의가 명확하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1215호(입시특집호)에서는 정시전형이 신문에 왜 들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입학관리처장과 재학생들의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2면을 차지할 정도로 정시전형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에 의문을 던져봅니다.

신문에 칼라면이 많다는 점은 상당히 부럽습니다. 12면 중에 절반이 칼라면임에도 불구하고 색깔의 사용에 ‘절제’가 엿보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신문에서 ‘과유불급’인 것이 바로 색깔 인데, 단대신문은 그 절제의 미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부분들은 단대신문의 방향이나 기준에 대해 아무런 정보 없이, 어쩌면 한양대학보의 방향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대신문 기자들이 논의한 결과가 옳다고 판단되시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의 생각이 단대신문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창간 60주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단대신문 건승을 빕니다.

 

 

▲ 김대석외대학보 편집장
진보적 성격 가진 외대학보와 차이 느껴져
단대신문을 비평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서 일순 당황했다. 단대신문이라…내가 언제 보긴 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단대신문을 본 적이 없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각 학교 학보사에는 타 대학 학보가 오기 마련인데 단대신문은 필자가 학교를 다닌 2년간 본적이 없다.

학보사 자료실을 한참 찾아봐도 단대신문은 없었다. 부끄러웠다. 학보사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본 적이 없는 타 대학 학보가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결국 단대신문사에 부탁해 신문을 받아 비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학보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학보를 평가한다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자칫 잘못 썼다가 ‘외대학보는 얼마나 잘 만듭니까?’하는 비난을 들을 것 같아 조심스러워 진다. 받은 신문을 펼쳐보며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고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대신문은 잘 만들어지고 있었다. 학보란 이런 것이면 된다는 느낌이 순간 든 것이다.

학보사에 수습기자로 들어오게 되면 내부에서 나름의 교육을 받는다. 대략 학보란 이런 것이며, 우리 학보의 역사는 이러했으며, 학보의 논조는 이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이해와 관련된 부분이다. 외대학보는 그동안 ‘진보’라는 일종의 정치적 성격을 가졌고 그러한 성격 아래 신문을 작업했다.

하지만 단대신문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색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학교에 대한 정보와 비판, 그리고 학우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보들로 가득 차 있었다. 4면에 있는 <취업>면이 이를 가장 크게 대변했다. 취업한 선배의 조언, 요즘 뜨고 있는 직업, 심지어 최근 양복 트렌드까지 소개하며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대신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단대신문은 정치적 입장을 가지지 않을까’ ‘내가 신문을 꼼꼼하게 읽지 않아서 그런 걸까’ ‘혹시 대대적으로 기자들이 바뀐 게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학보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보는 학내에서만 읽힌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신문이다. 학생이 신문을 읽고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입장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만이다. 사실 학보에는 정치적 색이 아닌 학교의 색이 드러나야 한다. 단대신문을 읽어보면 단국대학교가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지, 학우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솔직하게 드러난다. 몇 부 되지 않지만 단대신문을 읽어보면서 학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볼 수 있었다. 단대신문사 기자들의 건필을 바란다.

김진성 기자
김진성 기자

 jinsung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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