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등록금
  • 천정석
  • 승인 2008.03.11 2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더구나 신 캠퍼스에서 처음으로 신입생을 맞이한 학기여서 그 의미가 다른 때보다 크다 할 수 있겠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학기와는 달리 활기찬 모습을 학교 이곳저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의 이런 밝은 모습의 뒷면에 올해도 어김없이 한숨을 짓게 만드는 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대학 등록금 문제이다.

올해 우리학교의 등록금 인상률은 7%로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서울지역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6∼10%이고 전국 평균이 9%인 것을 감안하면 얼핏 높은 인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상률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인 2.5%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무섭게 치솟는 등록금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액은 꾸준히 상승하여 전년도 대비 30%나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물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대학등록금에 대해 대학 측은 재정부족이라는 뻔한 대답만 하고 있다. 특히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여 교육시설의 확충과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는 이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대학들이 국고 지원 등이 없어도 2~3년은 운영이 가능할 정도의 충분한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에 대학 측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말로만 듣던 등록금 1000만원 시대의 도래는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리고 대학 측은 신입생들에게 4년 동안 대학 시설을 이용한다는 명목으로 재학생들과는 다른 등록금 인상률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등록금 책정이라면 재학생들에게도 각 학년 별로 등록금 인상률을 다르게 채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1학년을 제외하고 2,3,4학년들은 매년 학년 구별 없이 같은 액수의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으니 대학 측의 이런 등록금 인상률 정책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적인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등록금 정책의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학생들이 직접 해결을 위해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부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 의존율은 약 80%로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볼 때 무척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하였지만 이는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백억 원씩의 적립금을 쌓아두고서도 매년 등록금 인상을 하면서 재단의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정치권의 한나라당은 지난 4일 국가장학금을 2배 이상 늘리고 지금의 학자금 융자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했으며 통합민주당도 등록금 상한제와 등록금 후불제를 18대 총선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정치적으로 쟁점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또한 지난 대선 당시 다양한 학자금 융자상품을 마련하고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무이자로 융자를 해주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공약의 이행을 위해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대학 등록금 문제는 대학재정의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일들이 얽혀있기에 개인이 아닌 정부차원에서의 거시적인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학이라는 곳은 좀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오는 곳이다. 그러나 현실은 지식과 경험을 얻기 보다는 등록금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휴학을 해야 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공부보다 아르바이트가 먼저가 되는 주객이 바뀐 이 같은 상황이 하루 빨리 해결되어 누구나 마음 편하게 등록금 걱정하지 않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천정석(사학·4)

천정석
천정석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