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특별기획] 단대신문의 꿈과 도전-선후배 기자들의 좌담
[단대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특별기획] 단대신문의 꿈과 도전-선후배 기자들의 좌담
  • 최이슬 기자
  • 승인 2008.03.1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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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활 마치면 그 때 꿈이 보입니다'


편 : ‘꿈과 도전’이라는 주제아래 펼쳐지게 될 이번 좌담은 곧 오픈하게 될 인터넷 매체‘D-Voice'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앞서 먼저 기자생활을 경험하고 무사히 임기를 마친 선배들과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꿈과 도전, 퇴임을 하고 나서 달라진 것들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임 : 60기 편집장을 역임했던 임현수입니다. 이렇게 후배들과 꿈과 도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좌담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신문을 만드는 과정이나 신문사 생활 전반적인 내용은 비슷합니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기자들이 그 상황들을 감수하고 이겨내며 신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잘 알죠.

심 : 하지만 옛날보다 지금세대의 신문사가 더 어렵다고 생각해요. 예전보다 대학들에 대한 사회의 기대감과 책임들로 인해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을거예요. 수업에 대한 부담감도 더 클테고 능력을 쌓는 것 외에 개인적인 시간조절이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길 : 심 선배님 말씀에 공감해요. 신문작업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작업인가? 라는 의문을 다들 한 번씩 가졌을 거예요. 처음 입사할 때 그런 마인드는 아니었는데 막상 힘든 생활에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되면 본인을 찾아가는 활동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여겨지거든요. 시간적인 면에서도 독립적인 시간을 갖는 것 자체에서 많은 괴리감이 있을거예요.

슬 : 물론 앞서 선배님들께서 말씀하신 것은 현직 기자들이 모두 느끼고 있을거예요. 하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임기를 무사히 마치신 데는 각자 남다른 이유와 각오가 있었을 것 같은데.

임 : 임기를 마친 것에는 각자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는 자신과의 약속때문에, 누구는 그만뒀을 때 스스로 감당해야할 책임감 같은 것들. 말로 다 할 수 없는 무수한 이유들과 상황들이 있었겠죠. 개인적으로는 제가 편집장을 했을 적에 너무 신문사에 사람이 없었죠. 이상하게도 저학년일수록 의욕이 더 커야 피라미드형의 신문사 의욕도가 나오는데 신문사는 그와는 반대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맡은 직책이 더 무거워질수록 신문사에 대한 책임감 또한 높아져요.

길 : 저는 그냥 한 가지만 생각했어요. 내가 몸담아온 이 공동체를 꼭 지켜내고 싶다. 사실 신문사 생활을 다 마친다고 해서 앞날이 보장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 다들 알고 있죠?
그런 사실들만 생각하면 지금 고생하는 것들이 헛되이 되지 않을까 조바심도 날거예요.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은 정말 슬프지만 모두들 같은 마음일 것 같은데?

슬 : 신문사에 들어올 때는 아주 원대한 꿈이 있었는데, 과정에 지치다 보니 그 꿈이 무언지 잊어버렸어요. 자꾸 내 꿈이 희미해져 가는데 신문은 나와야 하고.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여겨질 때가 있어요. 그게 바로 기자들이 꼭 한번 씩은 겪는 슬럼프랄까. 하지만 이렇게 기자생활을 이어온 데는 지혜 선배님 말씀대로 복잡한 이유보다는 ‘해야 겠다’라는 단순한 각오가 아닐까 싶어요.

경 : 신문사에 들어와서 포기하지 못한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충돌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것들을 견뎌낸 건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암시와 주문이었던 것 같아요.

심 : 후배기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기자생활을 해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고 장한일이지만 신문사의 힘겨운 생활패턴은 구성원 개개인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죠.

단 : 안타깝기도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걸 계속하는 이유 중에는 이렇게 힘든 생활 속에서도 각자 자신의 의미들을 찾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언젠가는 인정받는 순간이 오거든요.

길 : 맞아요. 내가 고생한 것들은 인정받는 그 어느 순간, 그 단하나의 기억과 뿌듯함들.
남들이 보기엔 작은 것들이지만 기자들에겐 그 순간들이 있기에 희미한 꿈이나마 그것을 지켜가야 겠다는 오기를 만드는 것 같아요.

심 : 정호선배님, 선배님 시절에는 단대신문이 8면에서 12면으로 증면하게 된 계기가 있었잖아요. 신문의 4면을 늘린 다는 건 정말 신문사 내에선 아주 큰 사건과도 같은 건데, 그 때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호 : 8면에서 12면으로 늘리고자 했던 본인과 능력의 한계가 충돌했고, 거기에는 구체적인 체계들이 전혀 없었죠. 일단 신문사에 기자들이 부족하고 신문사가 가지고 있는 고충들을 대학이나 사회는 모르니까요.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에 많은 힘이 실리게 되는 현실. 그 상황에서 4면을 어떻게 낼 것인가 자체에 대한 고민들이 과제였죠. 그 때 생각했던 고민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매우 가치있는 고민이었다는 것. 그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편 : 저희가 24면을 두 번 만들어봤어요. 지난 학기에 개교60주년 기념호가 그랬고 이번 창간 60주년 기념호가 그렇구요. 하지만 이 두 번의 신문들을 만들면서 ‘D-Voice'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려운 일을 계기로 더 어려운 것들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고. 그 밑거름으로 더 고된 일들을 해내는 과정들을 배우는 가장 좋은 곳이 신문사인 것 같아요.

경 : 양적인 확장을 시도하는 것에 따라오는 건 확장된 양에 그 질 또한 비례해야 한다는 게 또 난관인 것 같아요. 정작 중요한 것들을 간과하며 과정과 시간에 지치게 되는 점들 때문에 다들 기자생활 힘들다고 하는 것 같아요.

심 :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네요. 24면을 만드는 것과 인터넷 매체를 새로 기획하는 것들은 분명 힘든 일이지만 더 튼 사회에 나가보세요. 그러한 기회들을 잡기가 너무 어렵죠. 머릿속으로 구상한 것들을 현실화하는 것들이 갈수록 힘들어지거든요. 그러니까 기회는 놓쳐서도 안 되고, 주어진 기회에는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야 하죠. 대학에서 신문사를 한다는 것들은 이런 것들을 넘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쌓는 공간이기도 해요. 꿈이라는 것도 기회가 닿지 않으면 실현하기가 힘든 것처럼 꿈과 도전의 첫걸음은 기회를 만들고 실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길 : 기자들 간에 무수한 대화들이 필요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시간들을 만들기가 어렵죠? 취재원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야 하고 더 좋은 취재거리들을 찾아 발품을 팔아야 하고. 그렇게 취재한 걸 기사로 쓰는 건 또 얼마나 힘드나요. 모든 결과물은 마찬가지겠지만 되새김질의 과정은 결과물을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어요.
스스로 의미를 찾고 반성하고 되새겨 보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빈 : 맞아요. 그러한 반성들이 새로운 꿈과 도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힘든 과정 중에서 자꾸 지치다 보니까 잊어버리는 중요한 것들은 사실 그 고된 과정 중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편 : 선배님들이 생각할 때 단대신문의 꿈과 도전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정 : 신문을 만들 때의 기본 마인드는 개인적인 경우 ‘가장 평범한 인간’에 맞춰 만들겠다 였어요. 그 가장 평범한 인간은 바로 기자 자신이 됐죠. 그러니까 좀 더 쉬워졌어요. 기대가 있으면 좌절이 있는 것도 당연한 거죠.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내가 평범하다는 정마라 평범한 사실이었어요. 독자가 생각했을 때 관심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이것들을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넘치는지 답은 나와요. 우리가 황색언론처럼 연예의 스캔들이나 자극적인 내용들을 헤드라인에 박아넣을 필요는 없잖아요? 그에 맞먹는 센세이션한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기사화 시키세요.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 시점과 방법이 잘 맞물려서 우리대학만의 특색을 나타낼 수 있는 매체가 돼야한다는 거죠.

길 : 신문을 만드는 단순한 의미를 찾고 싶다면. 역사를 만드는 자가 있으면 그것을 기록하고 남기는 자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무리 많은 역사들이 생겨나도 그것들을 보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죠. 이게 바로 가장 현실적으로 신문에 매달릴 수 있게 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슬 : 선배님들 말이 다 맞는 것 같아요. 저희는 항상 잊어버리거든요. 아이템 하나를 생각할 때도 이걸 사회적인 시각으로 봐야할 지, 대학기자의 눈으로 봐야할 지, 너무 헷갈려요.
하지만 모든 것의 기본은 시점과 방법에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가네요. 진짜 잊고 있었던 것들을 알게되는 순간인 것 같아요.

단 : 단대신문의 꿈과 도전, 그리고 기자들의 꿈과 도전은 모두 저희가 잊고 있었거나 잃어버렸다고 착각하고 포기했던 것들에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좌담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네요.

호 :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기자도 사람인데 놓치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죠. 내가 생각하기에 너무 벅찬 것들은 무모하게 달려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잘 모르는 시사문제보다 오히려 잘 알고있지만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었던 교내문제에 더 신경을 썼었어요.
기자생활을 하다보면 각자 가지고 있는 욕심들이 많아요. 그 욕심들이 충돌할 때 겪는 슬럼프나 위기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시간을 두고 ‘차등’을 둔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최고의 신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 속에는 각자 개인들의 발전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들도 녹아있어요. 그게 바로 기자의 능력입니다. 인생은 절대 부도나지 않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욕심을 가지고 하는 일에 대해 의미를 찾다보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 됐던지 간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꿈과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

편 : 오늘 좋은 말씀들 너무 감사합니다. 단대신문의 꿈과 도전, 기자들의 꿈과 도전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함께 고민할 수 있었던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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