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되지 않는 사물함 대여료
시정되지 않는 사물함 대여료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03.1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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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명분도 약하다

죽전으로 이전 후 죽전캠퍼스 구매과는 전체재학생의 80%가 사용할 수 있는 물량만큼 사물함을 구매했다. 이는 지난 제39대 ‘진짜’ 총학생회가 재학생들의 요구를 종합해 학생과에 요청한 결과물이다. 결국 현재 새롭게 구매한 사물함은 재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마련된 전체 재학생들의 물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되자 거의 모든 과가 일제히 ‘사물함 대여료 안내’ 관련 대자보를 붙였고 한 학기당 5000원 내외의 사물함 대여료를 요구했다. 또 내지 않을 경우 사물함을 강제철거 하겠다며 경고했다.

언론영상학부 위대한(3) 회장은 “다른 과에서도 하는 것이고 여태껏 징수해왔다”며 “수요자는 많은데 배정은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걷는다”고 설명했다. 또 “여태껏 사물함 대여와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대여료를 안 거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법과대학 학생회는 작년에는 사물함 무료분양을 실시했다가 올해 사물함 대여료를 걷고 있다. 법학과 최장명(4) 회장은 “무료로 분양한 사물함을 책임감 없고 무성의하게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이로 인해 실제로 사물함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손해를 봤다”며 사물함 대여료를 걷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각 과 회장들은 사물함 대여료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을 주지 못했으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신바람’ 총학생회 이형호(전컴·4) 회장은 “학교 기물에 돈을 걷고 있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오는 18일 있을 총학생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사물함 대여료를 내고 사물함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보겸(경제·2) 양은 “사물함은 우리의 등록금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추가로 돈을 왜 내는지 모르겠다”며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학생과 관계자는 “몇 억 원을 투자한 전체 재학생들의 사물함이 학과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고 학과 집행부들이 이에 대한 대여료를 걷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학과 주임 교수님께 건의한다면 충분히 시정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교육과는 올해도 사물함 대여료를 일체 받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특수교육과 박상미(3) 회장은 “각 사물함마다 학번 순으로 이름을 붙여 모두가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 과의 사물함 대여료 징수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관리는 학생 개인의 몫인데 관리비 차원에서 사물함 대여료를 받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학교에서 배정한 물품인데 왜 걷는지 모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권리를 찾고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됐다. 우리대학에는 논리도 없는 봉이 김선달이 각 과마다 존재하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의 현현인 셈이다.

지난 13일 등록금의 불합리한 인상을 반대하는 전체학생총회가 죽전캠퍼스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등록금으로 산 사물함의 대여료를 징수하고 있는 주체는 그 운동에 앞장섰던 각 단과대의 집행부들이다. 이에 대해 재학생들은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사물함 대여료 징수는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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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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