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변태가 아닙니다”
“절대 변태가 아닙니다”
  • 이지원
  • 승인 2008.03.18 0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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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생긴 일

2월은 단과대 커뮤니티가 쉬던 몸을 추스르며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달이다. 그리고 동월(同月), 심심했던 A양이 동기였던 이승봉군의 이름과 변태라는 글이 포함된 장난스런 글을 커뮤니티에 남긴다. 시작은 사소했다. 2월과 함께 시작된 ‘이승봉’ 댓글놀이, A양 글 이후 모든 게시글 밑에는 이유 없이 ‘이승봉 변태’라는 댓글이 달리게 되었다. (참고사진 1)

▲ 참고사진1
EX)  B군 : “오늘 나 점심으로 자장면 먹었다.”
댓글 C군 : 그래서 이승봉은 변태지. 
       D양 : 그렇다면 이승봉은 변태네~
       E군 : 그러나 이승봉은 변태잔야! 
       F군 : 하지만 이승봉은 변태니까^ ^ 
       Z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봉은 변태다.ㅜ.,ㅜ

특히 모선배가 댓글 놀이에 참여하면서, 전 게시물에 “너희들 이승봉이 변태라고 무시하니?” 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이에 이승봉군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이 자신을 진짜 변태라고 오해하지 않겠냐’며 눈물로써 놀이의 중단을 요청했고, 악의 없었던 학우들은 사과와 함께 더 이상 댓글놀이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특히 미안해하던 모 선배는 일일이 장난쳤던 게시물 밑에 “B씨는 절대 변태가 아닙니다” 라는 글을 올림으로써 사건은 마무리 된 듯 했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시간은 흘러 3월. 새내기들이 설레는 맘으로 찾아온 그 단과대 커뮤니티. 그러나 들어서는 순간 메인페이지 상단에 보란 듯 게시된 수많은 글들을 마주 대하게 된다. (참고사진 2)

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씨는 절대 변태....이승봉 절대 변태..

커뮤니티 메인화면 기능에는 신규 댓글표시기능이 있었고, 긴 글에 대해서는 일부만 보이게 된다. 그래서 모 선배가 한꺼번에 올린 댓글들은 뒷글이 잘린 채 “이승봉씨는 절대 변태......" 까지만 메인화면에 일렬로 도배가 되어버린 것이다. 각설.

뭐, 이 이야기는 과거 모 단과대 술자리(참고사진 2) 무용담이다. 무슨 재밌는 이야기라고 글까지 썼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당시 시간을 같이 했던 동무들끼리는 분명 뒤돌아 봤을 때 웃을 수 있는 기억이었고, 그렇게 웃으며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청춘 아닐까?

거창하게 사랑·우정이란 타이틀을 붙이진 못하더라도, 오늘 뒤돌아 봤을 때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사소한 이야기가 절차탁마되어 또 다시 후배의 후배가 들어왔을 때 무용담으로 들려줄 수 있는 그런 하루가 되길 바란다. 학창 생활 중 가장 사건 사고가 많다는 3월 아닌가!

바람이 따뜻하다. 다시 캠퍼스에 봄이 찾아왔다.

P.S. 현재 이승봉군은 강원도 인제 원통에서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 이지원(언론영상학부·08졸) 동문

이지원
이지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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