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흔들림 없는 삶
<백묵처방> 흔들림 없는 삶
  • <송운석>
  • 승인 2002.10.21 00:20
  • 호수 10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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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중심 잡힌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나는 어떻게 하면 당당하게 굳은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잡고 고민해 오던 화두 중에 하나다.
순간 순간 엮어지는 나의 삶은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리고 나는 나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많은 것들이 내 뜻대로 자신에게 이롭게 펼쳐지기를 바란다. 이론적으로는 조금씩 손해보고 사는 삶이 훨씬 마음 편하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드리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하루하루의 삶에서 손해봄과 이익됨, 칭찬함과 비웃음, 괴로움과 즐거움, 그리고 헐뜯음과 높이 받듦에 흔들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인생 길에 지속적으로 부딪히는 수많은 바람결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높고 높은 산봉우리처럼 우뚝 서서, 가는 자리마다 주인이 되고 서있는 자리마다 진실로서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보지만, 작은 일에도 마음의 상처를 받아 괴로워하니 흔들림 없는 중심 잡힌 삶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새삼 깨닫는다.

그러나 가만히 자신을 돌아보면 진정으로 나를 흔드는 것은 주변의 상황들과 사람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 자신을 흔드는 것은 나 자신일 뿐이다.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며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의 파장을 만들어 내는 주범은 나 자신이라는 말이다. 어떠한 상황이 내 주위에 전개될 때 그것에 끌려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방한다고 해도 그것에 마음을 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사소한 남의 말 한마디에 마음 상해하고 작은 실수에도 왜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는지 스스로를 질책하며 괴로워하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낸 망상에 스스로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렇게 주변 상황에 따라 즐거워하고 괴로워하며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나는 내 삶의 무게 중심을 밖에 두고 자신에게 길들여진 맛, 향기, 감각을 쫓고,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남들에게 자신을 돋보이고 어떻게 하든 밖에 일들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변화시켜 내가 바라는 바를 성취하려고 하니 주위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그것에 마음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남들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더 잘하고, 존경을 받으며,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을까 늘 궁리하고 노심초사하는 그 욕심이 나를 흔드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주위에서 어떠한 것도 나를 흔든 적이 없다. 주위의 상황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어우러져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과의 법칙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의 일부로서 같이 변화하고 있는 존재다. 하지만 나는 그 변화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스스로 무엇을 얻었다고 즐거워하고 무엇을 잃었다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는 모든 죄악은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는 교만에서 출발한다고 했으며, 석가모니는 모든 지혜는 한 마디로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주위에 대한 보시 행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했다. 그렇다! 흔들림 없는 삶을 살고자하면 나 자신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따지고 계산하는 모든 생각들을 버려야 한다. 늘 나 자신에 눈을 돌려 욕심에 물들고 밖의 일들에 끌려 다니는 나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순수하고 깨끗한 나의 본 마음과 만나야 한다. 옛말에 욕심에 눈이 어두워 마음이 미혹하면 세상의 법에 굴림을 당하고, 자신의 본 마음을 깨우쳐 알면 세상의 법을 굴리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원래 자연의 산물이다. 따라서 우리들의 본 마음은 자연의 근본이치에 따라 살아 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이 갖추고 있다. 그 본 마음이 욕심에 물들고 이기심에 묶인 나로부터 해방되어 나의 삶을 이끌어 가는 주인이 될 때 나는 어떠한 상황의 변화에도 흔들림이 없는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으며, 어디에도 걸림 없이 당당하게 진정한 나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송운석. 서울 교무연구처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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