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영국의 국교도 바꾼 사랑과 욕망
③ 영국의 국교도 바꾼 사랑과 욕망
  • 차윤단 기자
  • 승인 2008.03.24 20:27
  • 호수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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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천일의 스캔들'

‘영국의 국왕 헨리8세는 왜 교황으로부터 영국교회를 독립시켜야 했는가’, ‘헨리 8세에게는 영국의 국교를 바꾸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일이 있었던가?’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카메라에 두 자매를 담는다.

사랑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동생 메리(스칼렛 요한슨)와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믿는 언니 앤(나탈리 포트만), 그리고 영국 역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왕이었다고 손꼽히는 헨리 8세(에릭바나)의 스캔들을 다룬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나마, 나름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TV판을 먼저 접한 팬이라면 글쎄…드라마에 못 미치는 천일의 스캔들의 섹시코드나 캐릭터 구축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여성 관객이라면 극중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이고 편향적인 묘사에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전근대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자아를 갈망하던 여성들이 남성의 정치적·성적욕망 앞에서 어떻게 좌절하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면 딱 알맞을 것 같다.

사실 이 영화에는 피터질만 한 암투도 악녀도 없다. 여성 편력을 가진 헨리 8세라는 바람둥이에게 버려진 불쌍한 두 여인만이 있을 뿐이다. 이 두 여인에게 동정표를 던지려는 즈음 이 영화는 흥미진진한 사실을 관객들에게 던져준다.

‘짐은 국가와 결혼했다’는 명언을 남긴 영국의 위대한 여왕으로 손꼽히는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가 두 자매 중 한 명이란 것을.

 두 여주인공의 메혹적인 눈빛과 아름다운 미모, 헨리8세를 연기한 에릭 바나의 그윽한 눈길을 느껴보고 싶은 이라면 , 또는 세 남녀의 관능적인 애정관계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배신을 그리는 영상미에 빠져보고 싶은 이라면 당장 영화관으로 향해도 좋다.

차윤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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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dan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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