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단국사랑 백일장’ 장원에 이세일(국어국문·3)군
‘제1회 단국사랑 백일장’ 장원에 이세일(국어국문·3)군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04.03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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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성조께 告함’으로, 국문과 연합 MT에서 펼쳐져


‘제1회 단국사랑 백일장’에서 이세일(국어국문·3)군이 장원을 차지했다.

이 군은 지난 29일 국어국문학과(학과장 한정한 교수) 연합MT 장소인 강화도 마니산에서 ‘마니산’을 시제로 펼쳐진 백일장에서 ‘단군 성조께 告함’이라는 작품으로 영예의 장원을 차지했다.

이날 백일장에는 산문 5편, 운문 53편 등 총 58편이 응모 돼 열띤 경연을 펼쳤으며 이 군을 비롯 총 4명이 입상했다.

이 군은 수상 소감에서 “이번의 ‘마니산 참성단 순례’는 하나의 ‘띠’를 만들어 ‘국문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해가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며 “스물다섯, 어느 하나 제대로 공부한 것 없이 부족한 저이지만 이번의 상을 격려로 삼아 국문과의 발전과 유대감의 형성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사위원장인 신종한 교수는 “언어를 부리는 능력, 언어를 통하여 삶을 조명하는 힘 등을 요구하기보다는 참신한 패기와 열정을 기대하며 심사에 임했다”며 “장원으로 뽑힌 이세일군의 ‘단군 성조께 告함’은 ‘그 기원, 하늘에 닿으리라’는 미래지향적인 바램으로 작품을 맺고 있어 제목에 걸맞게 정직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때로는 정직한 언어가 시어로써 장애가 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장원으로 뽑은 것은 박달국문의 뜻을 형상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되다”며 “안정된 작품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쉽기 때문에, 습작기의 문학도답게 폭넓은 상상력과 창작에 대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갖춘다면 더 좋은 시를 쓰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입상자들에게는 국어국문학과 교수진이 마련한 소정의 부상이 수여됐다.

입상작품 및 장원 당선소감, 심사평을 전재한다.



□ 제1회 단국사랑 백일장 입상작

<장원>

단군 성조께 告함
 
                          이세일(3)

 

마니산 참성단에 올라

박달 국문의 뜻을 모으다

 

雨師가 반기어 비를 뿌리고

雲師가 부드러이 壇을 감싸니

흔들리는 燭 언저리에 風伯이 머문다

 

이윽고 축문을 살라 뜻을 뿌리니

그 기원, 하늘에 올라 닿으리라

 
<당선소감> 

 간절한 바람의 형상화 

 비가 내리고 운무가 모두를 감쌌습니다. 붙지 않으리라 여겼던 촛불은 흔들리는 와중에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단으로 삼은 바위에선 은은한 향이 퍼졌고 박달 국문의 뜻을 담은 축문이 낭송되었습니다. 비록 한 사람의 입을 탔으나, 모두의 뜻을 모은 축문이 퍼질 때, 가슴이 떨렸습니다.

 바라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국문과로서의 유대라는 것은, 인문학부생으로 입학한 저에겐 뜬 구름마냥 모호한 것이었습니다. 바램과 현실은 멀었고 둘을 잇기에는 제가 너무 작았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의 ‘마니산 참성단 순례’는 하나의 ‘띠’를 만들어 ‘국문과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해가는 첫 걸음이라 여겼습니다.

 저의 한미한 글이 심사위원분들의 시선을 끌었다면 오직 이러한 바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물다섯, 어느 하나 제대로 공부한 것 없이 부족한 저이지만 이번의 상을 격려로 삼아 국문과의 발전과 유대감의 형성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장원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분들과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선생님들,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각 대표 분들과 함께 마니산에 올랐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차상>

2008학년도 국어국문과 마니산 연합엠티 

                                     김소윤(1)

첫 눈, 첫 잔, 첫 키스...... ‘첫 번째’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독특하다. 이번 첫 번째 마니산 산행 또한 나에게 특별한 의미와 추억을 갖게 해 주었다. 마니산에 도착한 뒤 무작정 산을 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오롯이 맞으며 앞만 보며 걸어가기를 한 시간. 보시락 보시락 우비를 입고 씩씩하게, 혹은 지치디 지친 기운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조금씩 지쳐갔다.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며 마니산의 심장, ‘참성단’으로 내딛을 때마다 왠지 모를 ‘단군의 후예’라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시는지 야속한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단군의 후예들은 점점 지쳐갔지만,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모를 정도로 한 발 한 발 내딛어 갔다. 힘차게 참성단 앞에 다다르렀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굳게 잠긴 자물쇠뿐. 산은 고요하고 비는 내렸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우리의 후예들은 잠시 주춤하였으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나아갔다.  참성단 가는 길목 꼭대기에  터를 잡고 제를 올렸다. 신기하게도 뿌연 구름이 걷히고 잔잔한 기운이 감돌았다.

 “처음은 늘 항상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라고 올라가는 등반 길에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이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진심은 통하는 법. 단국의 열정으로 마니산은 환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어준 것 같다. 새로 시작한 죽전 캠퍼스시대, 첫 연합 엠티로의 마니산, 잃어버린 10년 뒤의 힘찬 도약을 축복해주시는 웃음을 나는 보았다.   

하산하는 길, 노란 우비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가 단국인의 열정을 보여주는 듯 나는 흐뭇한 웃음이 번졌다.


<차하> 

                        마 니 산 

                                        김수현(교육대학원 1학기)


마니산 참성단에 한마음으로 올라가니

안개 속에 모든 이의 숨결이 한눈에 들어오네

우리도 높이올라 모든이의 숨결을 담아내자.


역사의 물줄기가 흘러내려 지금까지

반만년 단군의 길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려상>

                      마 니 산

                                            박지성(3)


마니산이 높다지만 단국인은 코웃음 뿐

마니산 정상까지 ‘허허’하며 올랐다네


허나 그대 마니산이 뭐가높냐 물으시면

一白국문 얼굴에는 붉은 꽃 만발하네


붉어진 얼굴사이 어색해진 그대모습


<심사평>

글 쓰는 것에 모험을 거는 것을 두려워마라

‘제1회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 순례 일정’에 100여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단국 사랑 백일장’에는 총 58명이 응모했고 (산문 5명, 운문 53명) 시제는 ‘마니산’이었다. 언어를 부리는 능력, 언어를 통하여 삶을 조명하는 힘 등을 요구하기보다는 참신한 패기와 열정을 기대하며 심사에 임했다. 전날부터 내리던 비가 행사 당일인 3월 29일에도 종일토록 내려서일까? 학생들이 응모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의욕은 넘치되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장려상을 받은 박지성(3학년)의 ‘마니산’은 시조풍으로 ‘마니산을 허허’하며 오르자 마니산이 ‘어색해진 그대 모습으로 다가온다’ 라는 표현 등의 해학적인 면을 엿볼 수 있었지만 너무 가벼운 것이 흠이었다. 차하를 받은 김수현(교육대학원 1학기)의 ‘마니산’은 작고 여린 목소리로 역사의 물줄기를 표현하고 있다. ‘모든 이의 숨결’을 반복함으로써 그 숨결을 개인의 역사에서 박달국문의 역사로, 민족의 역사로 확장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 부족하다. 차상 김소윤(1학년)의 ‘마니산’은 수필이지만 감각적인 시어로 자신의 얘기를 진술하고 있어 섬세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앞으로 삶을 녹여내는 치열성을 확보한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Yeats는 어린 시절 읽고 들었던 신화세계를 해석하고, 자신의 현실세계로의 “신화적 진실을 환기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실존을 찾고자 하였으며, 또 그 신화적 구조 안에서 詩作을 하였다. 이처럼 문학에 있어서 신화는 작가의 체험이 되며, 이 체험은 시인에게 영향을 준다.

이세일(3학년)의 ‘단군 성조께 告함’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雨師와 雲師, 風伯을 끌어들여 박달국문의 뜻을 모으는 매개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과 안정된 구조로 시를 완성하고 있다는 것이 돋보인다. 마니산 참성단에는 박달국문의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과 함께  雨師와 雲師, 風伯까지도 祭를 지내기 위해 비로, 구름으로, 바람으로 머물고 있다.

3연에서 ‘그 기원, 하늘에 닿으리라’는 미래지향적인 바램으로 작품을 맺고 있어 ‘단군 성조께 告함’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정직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때로는 정직한 언어가 시어로써 장애가 될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장원으로 뽑은 것은 박달국문의 뜻을 형상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모범답안처럼 안정된 작품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쉽기 때문에, 습작기의 문학도답게 폭넓은 상상력과 창작에 대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갖춘다면 더 좋은 시를 쓰게 될 것이다.       

심사위원: 강재철(퇴계기념도서관장)교수/ 신종한(대학원 국어국문학과·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주임교수/한정한국어국문학과장 / 김진하(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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