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우주를 향해
40) 우주를 향해
  • 신동희 교수
  • 승인 2008.04.08 20:41
  • 호수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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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8시쯤 드디어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우주로 날아간다. 이소연 씨를 보면 여성임에도 어느 남성 못지않은 늠름함과 신뢰감이 느껴진다. 지난 2006년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에 3만 6천여 명이 지원했고, 4차에 걸친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2명이 가려졌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 전문성을 갖춘 임무 수행 능력, 위기 대처 능력, 영어와 러시아어 구사력, 공간 지각력 등의 인지적 측면은 물론이고 사회성과 대중 친화력까지도 우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이었다. 처음에 이소연 씨를 우주인으로 선발할 때 ‘여성 몫’이라는 말들이 떠돌기도 했지만, 남성도 힘들다는 우주인 훈련 과정을 기대 이상으로 잘 이수한 것을 보면 역시 대한의 딸이 맞다.

이소연 씨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까? 그는 우주 정거장으로 가서 우주 실험, 우주 관측, 우주의 산업적 활용 등에 대해 연구하고 훈련한다. 우주 정거장은 달에 있는 것도 아니고, 화성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지구 궤도에 설치된 대형 구조물이다. 최초의 우주 정거장은 1971년 발사된 구(舊) 소련의 Salyut였고, 2년 뒤에는 미국 최초의 우주 정거장인 Sky Lab이 발사되었다.

1986년, 소련은 다시 2세대 우주 정거장인 Mir를 발사했고, 마침내 현재의 국제 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이 탄생했다. 다국적 우주정거장인 ISS 건설의 대장정은 1998년에 시작되었다. 20세기 우주 개발 경쟁의 두 주역인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유럽 연합 11개국,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총 16개국이 ISS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ISS에서는 특히 우주인의 장기 체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달과 태양계 행성들을 여행하기 위한 연구 기지로서의 의미도 있다. 이번에 이소연 씨는 공모를 거쳐 선정한 13개의 전문 과학 실험과 5개의 교육 과학 실험을 하게 된다. 우선 미세 중력 하에서 신체 변화를 보는 실험이 있다. 등고선 카메라로 얼굴이 붓는지 확인하고, 안압을 측정한다.

ISS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도 신체와 관련된다. 생물 실험도 하는데, 식물이나 종자의 발아 생장, 초파리의 중력 반응, 미생물 생장 실험 등이 이루어진다. 이밖에 수많은 구멍이 있는 제올라이트 합성과 결정 성장 연구, 무중력 상태에서 금속-유기 다공정 물질의 결정 성장 같은 신소재 실험과, 한반도 황사 측정, 우주 번개 관찰, 차세대 메모리소자 실증 실험, 우주 저울 실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불과 1회의 실험으로 얻는 효과가 별 게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이소연 씨의 우주 실험 결과가 기초 과학과 응용 과학 분야에 높은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인 구(舊) 소련의 유리 가가린은 우주 먼 곳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지구는 푸른빛이다”라고 말하며 감동했다.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면서 “이는 한 인간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 될 것이다”라는 다소 ‘준비된’ 말을 남겼다.

오늘 저녁 대한민국은 세계 35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세계 11위인 것을 감안하면 우주인 배출이 많이 늦어졌기에, 지난 1년 여 훈련 과정에서 이소연 씨의 어깨가 더 무거웠을 것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는 영광을 누리는 그가 우주를 향해 오르면서 무슨 말을 남길지 궁금하다.

신동희 교수
신동희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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