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리 군, '2008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조우리 군, '2008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 단대신문사 취재부
  • 승인 2008.04.08 11:06
  • 호수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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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이 오롯이 묻어나는 작품을 늘 꿈꿉니다"

우리대학 문예창작과 조우리(1) 군이 ‘2008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당선작은 ‘대동여지도’로, 심사를 맡았던 곽재구 시인은 “수상작 ‘대동여지도’는 언어를 다루는 묵직한 시인의 힘과 세계의 핵심에 정공법으로 접근하려는 정직성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2003년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조 군은 군 복무와 가정사로 복학을 미루다 올 봄 교정을 밟은 늦깎이 1학년생이다. 그동안 김영랑 시인 백일장, 중앙일보 시조 백일장, 미당 서정주 백일장 당선을 포함해 20여 개의 크고 작은 문예대회 당선작에 이름을 올렸다. 얼마 전엔 ‘열린시학 젊은작가 신인상’ 동시 부문 우수작에 뽑혀 시, 시조, 동시의 영역을 넘나드는 실험정신도 보여줬다. 동국대에서 개최된 만해백일장에선 자신이 직접 가르친 학생들이 8명이나 대거 입상해 문예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조 군은 “인간사의 온정이 오롯이 묻어나는 작품을 늘 꿈꿉니다. 서정에 바탕을 둔 휴머니즘이란 거창한 표현은 아직은 저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평가입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 “김수복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시 창작의 기본을 충실히 다지고 있다”고 조 군은 말했다. 한편, 문예창작과는 작가의 산실로 부상한 ‘전국고교생 문예백일장’을 오는 5월 24일 천안캠퍼스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이번 백일장은 운문과 산문 두 부문에 걸쳐 펼쳐진다.

대동여지도 (2008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1.
   내 영혼이 어느 산천 물줄기의 방점이라면 그 더딘 물소리가 끝없는 방물장수의 노래여도 좋겠다. 까마득한 옛 생각, 지도 하나를 그리는 밤, 고요의 헤진 발자국을 따라 걷다보면 어찌, 들이고 산이고 섬인지 헤아릴 수 있을 까마는 능선과 능선이 만나는 무등산엔 소리 그림자 짙다. 평야와 평야가 나란히 도사리는 푸른 꿈도 젖는다. 지칠 줄 모르고 다가갈 것만 같은 어지간히 어지러운 삶 예견이라도 하는 듯이, 휘감고 되돌아가야 할 그 길 꼭 잊지 말란 듯이 그래도 살별처럼 떨고 있는 간이역을 처연(凄然)의 뒤안길에서 기다리고 있다.

2.
  ‘그 끝이 어느 경계 하나 끊고 살았으면 참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밤은 이토록 깊은 적막이다. 마치, 어머니의 가랑이처럼 길고 긴 포옹이다. 내 시의 근원지를 아직 잘 알지 못하겠으나, 늘 부려먹고 싶었던 어머니의 이름 대신 할미 가슴에 텃밭 한 평 가꾸던 이유가 옛 지도의 성지처럼 신성함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주 잠시 내 마음 속에도 초록의 활기가 꽃을 피우던 날, '모든 길은 다시 하나의 길로 마주본다.'고 여우비가 산자와 죽은 자와 떠나간 자의 갈림길에서 등고선을 깊게 새겨두었다.

단대신문사 취재부
단대신문사 취재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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