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초청 대학총장 간담회
대통령 초청 대학총장 간담회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04.14 19:49
  • 호수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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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요자의 바람을 간과한 간담회
경쟁논리로 올린 등록금, 과연 교육품질은?

▲ 지난 4일 ‘대통령 초청 대학총장 간담회’ 현장 모습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주최 ‘대통령 초청 대학총장 간담회’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대학 장호성 총장을 비롯해 대학총장 185명과 기획재정부장관, 지식경제부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자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교과부 김도연 장관은 “대학의 발목을 잡는 제반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과부는 ‘대학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와 ‘대학지원 방식의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또 이에 대한 주요 내용으로 ▲국립대학 조직운영 및 학사자율화 ▲대학연구소 교지 외 설치 및 대학 내 민간기업 유치 허용 ▲학·석사 통합 학위과정 허용 및 학칙보고제 폐지 ▲R&D 간접경비 지원 비율 확대 및 신규재정지원 사업부터 대학의 대응자금 완화·폐지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특히 학생 모집단위 규정, 학년도 시작일·만료일 규정, 국립대 하부조직 변경 관련 규정, 보직교수 임기제 규정, 학위과정 설치 관련 규정 등을 올해 안에 우선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 공고’가 이미 나간 상황이라 당장 올해 입시부터 시행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현재 대학사회에서 단연 으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가 속시원히 해결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사항 중 등록금 문제와 관련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등록금 후불제와 장학금 제도의 정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뿐, 등록금 인상률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금년에는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이 시위도 많이 했다”며 “대학의 사정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부도 좀 더 노력해서 인상된 등록금을 부담하기 힘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나 (등록금) 대여에 있어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빠른 시간 내에 정부에서 장학금을 적극 지원하고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통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맞춤형 국가장학제도’를 구축해 기초 생활수급자 전원이 혜택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2011년까지 무상장학금을 지급하며 장학금 지급단가도 매년 상향조정해갈 것이며, 차상위 계층의 대학생 대상 무이자 대출 실시, 소득별 맞춤형 학자금 지원제도 운영, 금년 중 국가장학재단 설립, 대학생 학자금 대출 및 관련서비스 원스톱 제공 계획 등을 전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만 살펴보면 형편상 등록금 납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증가가 등록금 문제의 핵심인 듯 하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등록금 인상률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상률에 대한 논의가 당연히 이번 간담회에서 거론될 줄 알았던 수많은 대학생과 그 가족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연간 1000만 원 대학등록금 시대를 맞이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총선에서도 다양한 등록금 관련 공약이 보였다. 통합민주당은 등록금인상 물가연동제 및 등록금 후불제 조기 도입을 약속했다. 등록금 공제제도 도입을 통한 저리 대출제도 마련도 공약에 포함돼 있다. 자유선진당도 등록금 물가연동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저소득층 국가장학기금 설치, 자율형사립고 저소득층 할당 등의 공약을 발표, 등록금 인하보다 자금지원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은 끝났고 각 정당들이 내세운 등록금 관련 공약들이 지속적으로 추진 될지 또한 미지수이다. 연간 1000만 원의 등록금 시대에 대학 교육의 품질을 생각하면 화가 치미는 학생·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대학들이 저마다 시장논리를 앞세우는데 그렇다면 언제 한 번 최고의 교육품질을 학생들이 ‘맛볼 수 ’있게 해주었던가? 아니면 그동안 비싼 값에 불량품질의 교육을 제공해 잘못했다고 고해성사라도 한번 했던가?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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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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