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영화 ‘버킷리스트’
⑥ 영화 ‘버킷리스트’
  • 차윤단 기자
  • 승인 2008.04.14 20:46
  • 호수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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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인생의 기쁨을 찾게”

                  ▲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버킷리스트에 적은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다

의사가 당신에게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남은 시간이 길어야 1년, 짧으면 6개월이라고.영화에서는 위와같은 상황에 놓인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자동차 정비사 카터(모건 프리먼)와 재벌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 그러나 그들은 병상에 누워 병문안 온 이들과 시한부 인생을 이야기하며 마냥 저승사자 만날 날을 기다리진 않는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하늘로 돌아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겠다’는 천상병 시인의 시라도 낭독한 것인지 그들은 의연하게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를 작성해 소풍을 떠난다. 그들의 소풍은 유쾌하다. 배낭메고 세계여행, 눈물날때까지 웃기, 엉덩이에 문신하기,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 세렝게티에서 호랑이 사냥 등 버킷리스트에 작성한 것들을 몸소 실천한다.

밀실공포증이 있어서 관에 눕지 않고 화장해서 인스턴트 커피 깡통에 유골을 담겠다는 그들의 농담에 가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이 이어지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이들이 정말 죽음을 코앞에 둔 이들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로 영화는 유쾌하다. 그러나 이들은 덤앤 더머같은 엉뚱한 웃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감성적인 소재로 웃음을 자극 하는 동시에 인생의 기쁨, 삶의 의미, 감동과 우정을 이야기해 관객들에게 가슴 턱 막힐 만한 메세지를 던져주니깐.

두 사람은 피라미드 정상에서 고대 이집트의 철학을 이야기하며 우리 삶의 양과 질에 대해 같이 고민하자며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하고 관객들에게 물어오기도 한다. 

관객이 두 주인공이 전세계를 돌며 보여주는 아름다운 광경에 한눈 파는 순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라는 답을 던져준다. 그것을 이뤘다면, 당신은 의미 있는 삶을 산 것이라며….

카터는 소풍을 끝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숨을 거두는 순간 두 눈은 잠겼지만 가슴은 열렸던 것이다’라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다른 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할 것이다. 영화의 막이 내리는 순간 가슴이 열릴 것이라고.                 

차윤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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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dan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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