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의 Creative
대학생활의 Creative
  • 전종우 교수
  • 승인 2008.05.14 06:46
  • 호수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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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캠퍼스도 완연한 봄이다. 아니 피부로 느끼는 날씨는 봄을 넘어 벌써 여름이 다가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로 봄,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게 된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캠퍼스 내의 학생들의 옷차림도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느낀 첫인상은 우리 대학생들이 너무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머리 스타일과 비슷한 옷차림, 더더욱 비슷한 언어 표현까지.

예전에 일본의 신문광고 카피가 생각이 난다. 어느 유명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그 광고의 카피는 이렇다. “어릴 때, 친구들과 씨름을 하다보면 생선가게 아이한테서는 생선 냄새가, 두부집 아이라면 두부냄새가, 목재상 아이한테서는 목재 냄새가 나곤했다. 나한테서는 흔히 시큼한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들어 왔다. 현상액인 빙초산의 냄새겠지요. 그렇다. 나는 사진관집 아이였다. 옛날에는 아버지의 가업에 물들어서 어린이들이 자랐던 것이다. 지금은 모두 무색 무취입니까? 재미없어졌어요.” 대학생활에 있어 학생들이 이루어야 할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자기만의 독특함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독특함이란 또한 크리에이티브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창의성으로 번역할 수 있지만 그러한 번역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단어가 크리에이티브라고 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란 말은 광고 제작이나 방송 프로그램 제작 등의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절대 어느 한 분야에만 적용되는 특별한 개념이 아니다. 최근의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비즈니스 환경은 직원들에게 크리에이티브를 많이 요구하게 된다. 전략, 기획, 관리, 기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분야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사고와 실행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눈에 보이는 자격 요건만으로 사회생활을 훌륭히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학점? 영어 점수? 입사 시에 다수의 기업들이 요구하니 가능하다면 갖추어 놓는 것이 좋긴 하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멀리 바라보면 입사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고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그 관문을 통과한 많은 다른이들과 본격적인 본선 경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입사 때 치룬 경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선 경쟁력은 그 사람의 크리에이티브에 달려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교과서를 통해 배울 수 없는 것을 사회가 개개인에게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크리에이티브를 갖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을 키울 수 있을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좀 더 다양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고, 경제에 대한 관심, 정치에 대한 관심도 가져보는 게 좋겠다. 사회의 구석진 곳을 돌아보는 노력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절대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중가요와 팝송만 듣지 말고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등 클래식 공연장을 찾아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또 국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지 말고 괜찮은 전시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교통비와 입장료를 들여서 찾아가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연극이나 영화도 좋다. 자신의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일을 찾아 한번쯤 몰두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학창시절에 뭔가에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은 대학생만의 특권이다. 감성의 시대라는 현대 사회에서 감성의 창조자로서 또한 소비자로서 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대학생활을 한다면 개인의 크리에이티브를 배양하여 졸업 후 좋은 결과는 물론 미래의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서 보다 많은 결실을 이루게 될 것이다.

전종우 교수
전종우 교수

 dkdds@d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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