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끝나면 하동에 가보자.
중간고사 끝나면 하동에 가보자.
  • 권혜진 수습기자
  • 승인 2008.05.14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첩회 한 그릇 먹고 평사리,청학동,삼성궁 등 볼거리 천지에서 보내는 배부른 여행지

지난 5일 타계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읽어 본적이 있는가. 그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경남 하동,그곳으로 가면 최참판댁 사람들과 순수했던 평사리 사람들의 잔영과 마주할 수 있다. 또한 하동에는 선비고을 청학동과 신비로움을 가득 안은채 시간이 멈춘듯한 삼성궁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서울에서 경남하동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꽃피는 봄 연인과 함께,물론 혼자만의 여행도 외롭지 않다.

경남 하동에 도착하면 먼저 즐비하게 모여있는 재첩국집들을 만날 수 있다.코 앞에 있는 섬진강에서 바로 잡아 싱싱함으로 똘똘뭉친 재첩회나 재첩무침을 먹어보자. 재첩국은 서울에서도 먹을수 있으나 하동의 재첩은 섬진강맛을 그대로 담아 올려 꼭 맛보아야할 별미이다.본격적인 여행을 떠나기 전에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하동을 느껴 보자. 하동하면 우선 떠오르는 곳이 최참판댁이다. 최참판 댁은 하동군 평사리 상평마을에 위치해 있다. 최참판댁에 도착해서 매표서에서 단돈 천원에 표를 끊고 조금만 올라가면 평사리 사람들의 집들과 마주친다.

이곳이 예전에 방송해 줬던 드라마 토지의 촬영지이기도 하여 각 집마다 그때 출연했던 배우들 사진과 배역이름과 인물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누구네 집이었는지가 문패처럼 걸려 있어서 '아~ 이게 임이네 집이었구나', '이게 두만네 집이었구나','두만네가 참 이랬었지', '임이네 집이 이랬었지..'등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평사리 한가운데 서있는 듯한, 누군가 나와 낯선 이방인에게 말을 걸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그만큼 잘 재현되어 대하소설 토지가 필름처럼 돌아간다. 조금 더 올라가면 마침내 최참판댁을 만나게 된다.

최참판댁에 가면 차갑고 냉소적이고 카리스마를 지녔던 아버지, 기품있고 당당했던 할머니, 엄마처럼 따뜻하게 항상 감싸줬던 봉선네, 모든 부와 권세를 뒤로 한 채 사랑을 택했던 어머니, 철없고 때쓰던 어린 서희와 폭풍을 견디고 집을 되찾아 평사리로 돌아온 카리스마 서희, 최참판댁 머슴이었던 어린 길상이와 서희의 서방님이 되어 돌아온 성인 길상이,,등등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꽤 넓어 구경하는데 한두시간 정도 걸린다. 연인과 함께 소설얘기를 하며 구경해보자. 색다른 맛이 느껴질것이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어보고 이곳으로 한번 가보자.

최참판댁을 뒤로한채 이제 청학동 안에 위치한 삼성궁으로 출발해 보자. 배달성전 삼성궁은 고려 중기이후 사대주의와 일본의 침탈에 의해 900여년간 명맥이 끊긴 민족 고대의 역사와 전통 사상인 선도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한풀선사가 조성한 민족 성전이다. 삼성궁으로 가기 전에 매표소에서 표(3300)를 끊어야 한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면 후회하지 않을테니 투덜거리지 말고 표를 끊자. 산을 올라야 하니 구두나 슬리퍼 보다는 운동화가 제격이다.

조금만 올라가면 아담한 계곡이 있으니 거기서 잠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계곡을 지나 1km~1.5km정도 올라야 하는데 왜 아직 안 나오냐고 투덜거릴 즈음 삼성궁 입구가 나오게 된다. 이 또한 투덜대지 말자. 비싼 값을 주고 힘들게 산을 오른 값을 톡톡히 받을테니.. 삼성궁 입구에 놓여있는 징을 치면 도인이 나와 문을 열어주며 간단한 설명과 함께 안내를 해준다. 마침내 눈앞에 펼쳐진 신비로움, 내가 마치 센과 치히로에서 센이 되는 순간이다. 시간과 세월이 비껴나간 곳, 시간이 멈춘 곳, 삼성궁.여유롭게 구경하는데 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도시의 답답함을 떠나 신비로움과 여유로움과 푸르름이 가득찬 싱그러움을 느끼며 따뜻한 추억을 만들러 이 봄에 하동으로 떠나보자.

권혜진 수습기자
권혜진 수습기자 다른기사 보기

 friend_heajin@yaho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