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지성인
[백색볼펜] 지성인
  • 김진성 기자
  • 승인 2008.05.19 19:29
  • 호수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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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이상하다. 역사 속에서 민주화를 얻기 위해 투쟁했던 세력의 중심엔 늘 대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주권 수호를 외치는 현장의 중심엔 중고등학생들이 있다. 이들의 참여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동생들이 촛불 들고 거리에 나가 있는 동안 대학생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지난 16일 모 대학 축제에 초청된 원더걸스를 보려던 대학생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압사당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들만 보인다는 모 대학에서 벌어진 사고였다. 부끄러운 이 시대 대학생들의 자화상이다.

◇봄철 대동제 시즌인 만큼 캠퍼스의 키워드는 축제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이번 대동제 프로그램 중 어디에서도 우리사회의문제에 대한 시사에 대한 접근은 찾아 볼 수 없다. 첨예한 문제들에온 국민이 나서고 있는 때에 대학생들의 축제엔 그저 마시고 즐기려는 계획들 일색이다. 서울광장이 촛불로 밝혀지고 있을 때 캠퍼스는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반짝거리고 있을 뿐이다.

◇온 나라가 시끄러운 때이지만 대학생들의 대화는 아직도 연애 얘기가 대부분이고 축제에 오는 연예인이 누구인지, 취업 고민 학점 고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간간히 광우병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 얘기를 꺼내지만 얕은 지식에서 오고가는 설전으로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뚜렷한 문제의식을 갖고 주체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들도 많다. 이들의 소중한 움직임까지 인정받지 못할까봐 씁쓸하다.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 대학생들이 세상에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의 진정한 지성인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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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sung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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