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어린 한남동 나무 살릴 수 없나?
추억어린 한남동 나무 살릴 수 없나?
  • 신봉석 기자
  • 승인 2008.05.20 09:09
  • 호수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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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목 관리에 힘쓸 수밖에
사실상 보상 어려워… 전면주차제 시행, 나무가꾸기 운동 참여 등으로 수목 보호를

죽전캠퍼스 나무들이 시들어가는 원인이 여전히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목들이 이식 후 지금의 토양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만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관찰과 영양제 투여를 비롯한 관리 외에는 딱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기사(1224호 1면)에서 고사한 나무의 처리와 관련해 시설관리과 측이 “한남동 캠퍼스에서 옮겨온 나무를 제외하고 새로 심은 수목 중 고사한 나무들은 해당 조경 업체에서 다시 심어줄 것”이라고 답변함에 따라 한남동에서 죽전캠퍼스로 이식한 수목들은 고사할 경우 아무런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보다 심각한 우려가 따른다.

정확히는 보상 받을 수는 있지만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한남동 캠퍼스 수목들에 대한 보상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시설관리과를 재차 취재한 결과, 한남동 캠퍼스에서 이식한 수목들에 대한 보상 조항이 없는 것은 아니고, 작년 11월 조경 작업 계약 때 ‘하자보수 기간 내에 이식 수목의 20%가 고사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보상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조경업체도 계약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해줬다.

조경 관련 하자보수 기간은 관련법상 2년이고, 한남동에서 옮겨온 나무는 1200여 그루다. 즉 1200그루의 20%인 240그루가 2년 내에 고사할 경우에 한해 초과분인 241그루 째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이식한 나무 중 몇 그루가 고사했는지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있지 않으며, 본사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혜당관 및 석주선박물관 앞의 대나무, 미술관 및 폭포공원 근방의 소나무, 사철단풍 등 고사한 것이 13그루, 고사 직전이거나 고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20그루 이상이었다.

전체 이식 수목의 약 3% 정도 수준으로, 보상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애초에 20% 초과 보상 조건은 이식 작업 자체의 과실로 수목이 대량 고사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현상황에 대한 보상은 전혀 기대하기 어렵다. 시설관리과 측은 “전문 조경 기사들이 수목들의 상태를 항상 확인하고 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그래도 죽는 나무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라면서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꾸준히 나무를 관리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한남동에서의 오랜 역사와 추억을 담은 소중한 나무들이지만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고사한다면 현재로서는 안타까워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다만 최대한 고사 피해를 막기 위해 수목 관리에 힘쓰는 것이 당장은 최선의 방안으로 보인다. 지난 기사에서 석주선박물관 관계자가 제시한 전면주차제의 시행이나 박동운 명예교수가 이끌고 있는 ‘캠퍼스 나무가꾸기 운동’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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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denia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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