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평화
  • 김진성 기자
  • 승인 2008.05.26 21:39
  • 호수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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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식탁에 둘러앉아 뉴스를 본다는 건 옛말이 되었다. 뉴스를 보면 속이 있는 대로 뒤집어질테니 말이다. 경제 위기 타개를 기대한 새 정권이 들어섰지만, 뜬금없이 국보 1호가 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오히려 사회 분위기만 더 흉흉해졌다.
성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여도 정부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매일 밤 촛불을 켰고, 폭력 없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외쳤다.

◇한데 지난 19일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서울시의 한 용역직원이 노점상 할머니를 폭행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리고 지난 26일 새벽 마침내 그곳에 평화가 깨졌다. 25일 저녁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도로로 난입하면서 평화로운 촛불 문화제가 불법 시위로 변질됐다. 일부 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오죽 했으면 그랬겠냐”며 시위 참가자들을 두둔했지만, 점점 격렬해지고 있는 촛불집회를 마냥 바람직한 시선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평화를 바랐던 국민들의 순수한 의도를 퇴색시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촛불 문화제가 현 정권과 이를 견제하는 반대 세력간의 대립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지나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선 설득력을 더한다. 언론 또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려로 바뀌고 있어 순수함으로 참가했던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고 있다.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칭송받던 비둘기마저 ‘닭둘기’ 신세로 전락한 이 사회에서 평화를 바라는 건 욕심일까.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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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sung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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