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필요성
인문학의 필요성
  • 천정석(사학·4)
  • 승인 2008.05.27 00:41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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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의 유명 사립대 뿐 아니라 국립대까지도 비인기학과라고 치부되는 국사, 화학, 물리 등의 기초학문을 통합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대학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문과대학의 독어독문과는 약 2년 뒤면 그 모습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정부의 무분별한 이공계 지원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공계 교육만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교육이고 인문교육은 현실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교육이라는 의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하여 인문교육을 등한시하고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교육은 흔히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공계 교육이 아니라 바로 인문교육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생각은 요즘과 같이 윤리도덕이 점점 추락하고 있는 시대에 더 강하게 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도 IT강국이라는 명분하에 인문계 교육보다는 이공계 교육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식의 교육이 10년, 100년을 지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역사나 철학이라고 대답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이나 영어를 어려운 과목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대답이다. 더구나 미국을 포함한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국의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선정하여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대학생들에게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첨단과학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조차도 역사, 철학을 비롯한 인문계 분야를 학교를 다니는 모든 학생들이라면 꼭 배워야 할 학문으로 인식하며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중·고등학교에서 조차 제대로 된 우리나라의 역사 및 윤리, 철학과 같은 인문분야의 학문을 학생들에게 선택하게 하여 제대로 배우지 않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요새 한창 떠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어떠한 근거를 가지고 대항할 수 있을 것이며, 윤리나 철학을 배우지 않는데 어떻게 준법정신의 기본에 대해서 알 수 있겠는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한국사 과목이 교양필수로 들어가서 우리나라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자기 나라의 역사 정도는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년 밖에 되지 않는 미국의 역사도 열심히 배우는데 5000년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역사를 등한시 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비단 역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철학이나 신학 윤리 등 많은 인문학들이 등한시되고 있다. 만약 지금과 같이 인간의 기본이 되는 인문학이 등한시된다면, 이는 모래위에 집 쌓는 꼴이며, 정신이 없는데 몸만 있는 모양이니 시체나 다름없는 형태인 것이다. 이와 같은 것들을 학교에서부터 교사들이 기초학문인 인문학을 더욱더 착실히 다지고 그 위에 흔히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이공계통의 학문을 얹는다면 이것이야 말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학문이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천정석(사학·4)
천정석(사학·4)

 dkdds@d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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