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세상의 중심이 될 보석 같은 존재이다
여러분은 세상의 중심이 될 보석 같은 존재이다
  • 김연수 동문
  • 승인 2008.05.27 00:47
  • 호수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에서 박사를 마치고 귀국해서 단국대에 출강한 지도 어느덧 8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수업 중에 많은 학생들과 만나면서 나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놀라운 체험들"을 하고 있는데, 이 지면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고, 특별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런 편견은 대학교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맨 앞에 앉아 출석을 잘하는 학생이 훌륭한 학생이라는 생각을 한다. 때문에 출석을 잘하지 않거나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은 뭔가 문제가 있고 저런 학생이 사회에 나간들 뭐가 다를까하며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5년 전 내 강의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강의에 상당히 불충실한 신입생이 있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왜 강의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 이유를 물었다. 그는 “제가 알고 싶은 것이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 “그럼 너가 알고 싶은 것은 뭔데?”라고 물었더니, 그는 눈을 반짝이며 “제가 알고 싶은 것은 만화뿐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계속되었고 결국 그에게 들은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의 취미는 오로지 만화를 읽고 보는 것’이었고, ‘그의 꿈도 평생 만화를 보며 사는 것’이었다. 이런 독특한 꿈을 가진 학생이었기에 당연히 대학은 졸업장만 따기 위해 들어온 곳이었고, 그를 보는 부모님은 한심하다며, 그를 집에서 내놓은 자식 취급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지금껏 본 만화에 대한 소감이나 평가에 대해 물었고, 대화를 하는 동안 체계는 잡히지 않았지만 만화를 분석하고 보는 안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만화평론가가 되기를 권유했다. 만화평론가는 많은 만화를 봐야 되고 또 다른 사람보다 먼저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너의 취미와 꿈에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했다. 이런 조언을 들은 그에게는 만화평론가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유학을 계획했다. 그러다보니 학부 때의 학점이 중요하게 되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대학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다. 결국 인문대 전체수석을 하며 장학생으로 다니더니, 올해 3년 반 만에 조기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본 부모님의 태도도 점점 달라져, 이제 그는 기대가 큰, 신뢰할 수 있는 자식이 되었다. 또한 넉넉하지 않은 집안사정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올 여름에 대학생활 내내 준비해 온 미국유학을 갈 준비 중에 있다.

이렇게 신입생 때 만났던 그는 이제 학교에서나 집안에서나 180%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문제가 많아 보이던 학생이 모범생으로 변한 것이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는 '본질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하는 것과 꿈을 어떻게 연계시킬지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에도 이 학생과 같은 비슷한 학생들을 많이 경험하면서, 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강의실엔 훌륭한 학생과 모자란 학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훌륭하게 될 수 있는 보석 같은 존재들이란 것이며, 만약 어떤 학생들이 훗날 성공하지 못했다면 자신들이 얼마나 멋진 보석 같은 존재인지 스스로도 몰라서 포기했거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을 잘 찾지 못해서 헤맸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지금도 학생들을 만나보면 “저는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딱히 남들보다 잘하는 것도 없고 그냥 평범한 것 같아요”라며 자신에 스스로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후배들에게강조하고자 한다. 성공하는 사람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보석 같은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또, 이런 확실한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이 진정 즐기며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빨리 찾아내라고 말이다. 이런 것만 마음에 새긴다면, 성공은 특별한 누구의 것이 아니라 여러분 모두의 것이 되리라 확신한다.

김연수 동문님은 91년 우리대학 국문과를 졸업하시고 현재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김연수 동문
김연수 동문

 dkdds@dankoo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