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사람은 적어도 사람냄새 물씬 나는 재래시장은 현장경제의 산실
비록 사람은 적어도 사람냄새 물씬 나는 재래시장은 현장경제의 산실
  • 유현수 기자
  • 승인 2008.05.27 16:55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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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과 학교, 재래시장이 손잡았다

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멘토 송영호 (부경대 경제·4) 군

나라 경제를 튼튼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는 경제교육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교육은 직접 시장을 느껴보고 체험하는 경제교육은 온데간데없고 주입식 교육과 문제풀이 위주 교육만 강요하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재래시장 또한 대형유통점인 마트, 전문점, 편의점의 출현과 자동차 대중화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로 청소년 및 젊은층은 현장 경제를 체감할 수 있는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경제교육을 ‘신나는 전통시장 LOVE투어’ 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재래시장의 미래 고객인 청소년들에게 교과서 외의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고,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프로젝트의 주 내용은 대학생 멘토와 재래시장을 체험할 학생 3~4명이 각각 한 팀을 구성, 개인당 하나씩 받은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지난 5월 8일부터 대학생 멘토로 참여한 부경대 경제학과 4학년 송영호 군을 이메일을 통해 만나보았다.

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전부터 부산지역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프로그램에 대학생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송 군은 “지금까지의 이론적인 경제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는, 살아있는 경제교육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하게 됐죠”라고 계기를 전했다. 이어 “먼저 시장 상인회로부터 시장의 형성 과정과 발전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인 미션수행에 들어가요. 미션은 수험생 간식 준비, 아버지 맥주안주 장만하기 등 다양해요.

미션을 할당받은 각 팀들은 장보러 출발하기 전에 미리 구매계획을 세우고 그 다음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해당 상품을 구입하는 거예요”라며 “학생들은 직접 재래시장을 체험하고 물건도 사고 가격흥정도 해보면서 시장상품의 거래가격 형성과정을 배워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제적 체험을 하게 되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송 군은 재래시장을 방문한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하게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장안내를 하며 지도하고 인솔해주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5월 8일 부산 진시장에서의 첫 공식 활동을 시작으로 한달에 1~2회씩 멘토 활동을 하고 있어요. 활동기간은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로 잡혀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멘토 2기, 3기들이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재래시장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는 송 군은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사람의 차이’예요. 아이러니하게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사람은 많지만 사람냄새가 없었고 재래시장에는 반대로 사람의 수는 적을지라도 사사람냄새가 있는 곳이라고 느꼈어요. 물건에 붙여져 있는 정찰가격을 보고 카트에 담기만 하는 수동적 구매가 아닌 시장사람들과 가격 흥정도 하고 세상사는 이야기도 하며 사람냄새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점이 바로 재래시장만의 매력이라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재래시장의 활성화가 곧 지역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대형마트와는 달리 재래시장에서의 수입은 그 지역에서 다시 소비되고 재투자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가족들과 함께 저녁 찬도 볼 겸 재래시장으로 나들이 가 보는 건 어떨까요?”라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유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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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ene01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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