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노력이 되지 않기를
헛된 노력이 되지 않기를
  • 정시내(스페인어·3)
  • 승인 2008.07.22 01:30
  • 호수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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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송매체에도 ‘독도’라는 글자가 없는 곳이 없다. 우리 국민에게 그 땅은 지도상의 작은 바위 섬 하나가 아닌, 마땅히 지켜내야 하는 역사적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이를 뻔히 알고 있을 정부가 굴욕적 외교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답답할 뿐이다.

18세기 이후부터 우리 국민이 외쳐댔던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 일본의 고유 영토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며 한 차원 더 뒤틀린 역사왜곡의 길을 밟고 있다. 이미 일본의 여러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훨씬 강한 어조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 국민들은 이모저모로 우리 땅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벌써 2053명의 국민이 독도로 호적을 옮겼으며, 독도로 호적을 옮기고자 하는 문의전화가 하루 평균 10여건이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과정에서 극심한 대립 양상을 보였던 보수-진보 단체들도 일본의 억지 주장 앞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고려대 학생들은 일본 대사관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며, 전남대 학생들은 도호쿠 대학을 방문해 일본 대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초등학생들까지도 독도에 대한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의 대표 포털 사이트에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는데, 왜 일본이 독도를 노리는지, 일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이 훗날 우리나라를 지킬 것이라는 생각으로 내심 뿌듯했다. 가수 김장훈씨도 뉴욕타임즈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광고를 내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들이는 공헌을 했다.

이에 대하여 국민들은 돈 많은 기업가, 정치인도 못하는 일을 해냈다며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게 독도에 대한 관심과 그 땅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단합하여 수호기를 들고 일어난 애국심이 무색하게도 정부는 딱히 이렇다 할 대책을 내 놓지 않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임이 떨어져 못하는 것인지 안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역사왜곡을 전담하고 있는 기관이 해체되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나라가 제 땅을 잃고 그 가능성까지 잃어버릴 수 있는 중요한 찰나에 이 무슨 말인가 하여 자세히 알아보았더니, 새 정부의 작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3월 역사왜곡을 전담해 온 교육부의 ‘동북아 역사문제 대책팀’을 해체했고 대신 교과서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 단 한명에게 역사왜곡 대책 임무를 맡겼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나도 목에는 핏대를 세우고, 가슴에는 촛불을 세우는 그들의 반열에 선다. 정부여! 우리 국민의 타는 촛불과 마음을 조금만 더 깊이 바라봐 줄 수는 없는가.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둔다고 했다. 헌데 수천 년 간 이뤄온 조상들의 얼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들이 외면당할까 두렵다.

이제 우리 정부가 국민과 하나 되어 신임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자존심을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내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를 지키려는 국민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시내(스페인어·3)
정시내(스페인어·3)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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