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사회감시 역할
언론의 사회감시 역할
  • 천정석(사학·3)
  • 승인 2008.09.02 18:20
  • 호수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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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벌어졌고 지금도 이 같은 분위기는 미약하나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전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전국적인 규모의 촛불집회를 가능할 수 있게 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지난 4월 MBC PD수첩의 방송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방송이 나간 직 후 정부가 이런 사태도 모르고 졸속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한다는 국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증대하였고 결국 전국적인 촛불집회를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하지만 이후 PD수첩내용 중 번역을 왜곡하여 방송하였다는 말이 나오면서 결국 지난 6월에 ‘쇠고기 추가협상과 PD수첩 오보논란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이라 한 건 자신들의 실수이며 영어 번역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PD수첩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 문제는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과거 70∼80년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보고 듣는 것들을 그대로 진실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현대는 인터넷을 비롯한 많은 매체를 통해 더욱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비선형적인 정보의 흐름으로 인해 옳은 것과 그릇된 것의 가치관을 본인이 만들어 감으로써 다원주의적 민주시민이 더욱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의 언론에서 100% 공정성이라는 것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이번 PD수첩사태도 PD수첩이라는 제목 그대로 PD들의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방송을 접해야 할 것이다. 이 방송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과 같이 지금의 사람들은 그렇게 무지하지 않다. 그들은 예전과는 다르게 여러 매체를 통하여 그 정보를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일 뿐인데 마치 PD수첩이 이 모든 원인의 불씨인 것 마냥 싸잡아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비난 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희생양 만들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PD수첩의 공정성을 비난하기 이전에 국민과의 대화를 단절하고 무리한 소고기 협정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킨 현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와 촛불집회에 대한 어제와 오늘의 기사가 확연히 다른 조선·중앙·동아(이하 조·중·동)와 같은 신문들을 먼저 비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보면 과연 어느 쪽의 정보가 그나마 공정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누구나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의 공정성과 사회 감시 역할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번 PD수첩사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 감시를 통해 이를 고발함으로써 국민과의 대화에 귀를 막고 있던 정부가 PD수첩 방송 이후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촛불집회의 영향으로 소고기 협상에 대한 추가협상을 이룰 수 있었고 그동안 언론을 독점하고 있던 조·중·동을 각성시키는데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에 언론의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언론의 사회 감시 역할이 더욱더 활성화 되어야만 올바른 민주사회가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천정석(사학·3)
천정석(사학·3)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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