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의 향기
체리의 향기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09.23 20:22
  • 호수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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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고 한다. 2007년에는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13,000명 이상이 자살을 했다고 한다.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자살에 대해 단국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새벽에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나요? …사계절을 생각해봐요. 계절마다 색색가지 과일이 있고, 각각 다른 과일이 나옵니다. 아무리 훌륭한 어머니도 그렇게 갖가지 과일을 준비하진 못하죠. ‘체리의 향기’를 포기하고 싶소?” -영화 ‘체리의 향기’ 中에서

◇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급증하는 자살률에 대해 걱정하는 여론이 높다. 일부 스포츠 신문을 제외한 주요 일간지들은 과거처럼 연예인의 자살을 ‘가십거리’로 다루기보단 ‘사회 문제’로 다루는 성숙함을 보이고 있다. 국회 역시 ‘자살 방지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자살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가 공유해야 할 우리의 문제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이상 살아갈 용기가 없어서일 것이다. 안재환 씨를 비롯해 하루 평균 30여 명이 자살을 하는 것도, 이런 ‘삶의 용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이유도, ‘삶의 용기’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용기를 ‘삶의 가치’로 바꿔서 얘기 한다면, 과거에 우리 사회가 추구하던 삶의 가치가 이제는 많이 변화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전에 추구하던 ‘체리의 향기’와 같은 가치는 더 이상 삶에 용기를 주지 못 한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상 ‘행복’이나 ‘기쁨’의 기준이 물질 위주로 맞춰져 있다 보니, 개인이 삶의 용기를 잃어버릴 가능성은 점점 많아진다.

◇ 아무리 자살 방지법을 만들고 학교에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으면 급증하는 자살률을 낮추지는 못할 것이다. 자살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삶의 용기를 ‘물질’이 아닌 ‘존재 자체의 기쁨’에서 찾는 분위기 말이다. <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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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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