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대학 리더십캠프 참여 후기]
“다녀왔습니다! Leadership Camp to Dandong, China”
[사회과학대학 리더십캠프 참여 후기]
“다녀왔습니다! Leadership Camp to Dandong, China”
  • 김민지(언론영상·2) 양
  • 승인 2008.09.23 21:44
  • 호수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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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왜곡된 잣대를 버릴 수 있었던 리더십 여행
“중국이 아니라 리더십이라는 열매가 자라는 텃밭을 다녀왔다”

여름방학 직후, 죽전캠퍼스 사회과학대학은 '21세기 미래의 지도자 육성을 위한 국제교류'라는 주제로 제7차 Leadership Camp를 진행했다. 중국 단동에서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Leadership Camp를 경험한 학생은 어떤 특별한 경험을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정말 내가 중국으로 가는 걸까?’
이것이 인천 국제터미널로 가는 길 위에서, 캐리어의 바퀴가 돌돌돌 타일 위를 구르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던 단동으로의 출발이었다. 사회과학대학 리더십 캠프의 임원이란 명함을 달고서 준비해왔던 지난 기간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두 발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단동행 배에 올라탔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 덜 친해진 탓일까. 모두 조금씩은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시시각각 다채롭게 변해가는 바다 풍경 속에서 어느새 다들 처음 날아보는 아기 새들 마냥 즐거워하는 것이었다.

▲ 받침돌이 사라져 능의 모습이 뒤틀리고 있는 장수왕릉.
까만 밤바다를 넘어 16시간의 긴 항해였다. 단동이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개발 진행형의 도시이다. 드디어 도착했다는 기쁨도 잠시, 우리는 길지 않은 기간 속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를 줄곧 이끈 가이드 분은 그대로 한국에 옮겨놔도 속겠다 싶을 만큼 한국말을 잘하는 중국인이었다. 평양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북한에 갈 수 있다는 그 분이 어찌 그리 부럽던지. 압록강을 따라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유람선 위에 선 나는,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이는 북한 땅이 슬펐다. 노란 흙먼지가 배여든 건물과 붉은 선전간판을 배경으로 하고, 뱃전에서 손을 흔드는 우리들에게 똑같이 답해 보이는 그들. 그 얼굴 얼굴이 우리와 너무나도 같아 더욱 가슴 아픈 압록강의 기억이다.

그리고 고구려의 혼이 남아있는 집안지역으로의 이동. 그곳에서 국사책에서 몇 십번은 봤음직한 익숙한 광경을 목격했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익히 알려진 춤추는 여인의 벽화가 남아있는 오회총 고분에서 시작하여, 아직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광개토대왕릉비, 큼지막한 돌들이 질서정연하게 계단을 이루고 있는 장수왕릉까지! 백번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옛말은 누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다만 정말 가슴 아팠던 것은 피해갈 수 없는 도굴의 거친 흔적이었다. 오회총 고분에서는 벽화 속 용의 이마에 퀭하게 구멍이 나 있었는데, 이는 보석을 사용해 만들어 넣었던 용의 3번째 눈이었다고 한다. 또한 장수왕릉의 받침돌(능 사면에 각각 3개씩 기대져 있는 돌)이 하나 사라짐으로 인해 전체적인 능의 모습이 뒤틀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 분노를 금치 못할 장면이었다.

▲ 멀리서 본 장수왕릉.
지금도 광개토대왕릉비의 표면에 굳건히 남아있던 太王이라는 두 글자를 잊을 수 없다. 일생 처음 마주한 선조의 얼은 그만큼 아름다웠다. 그곳이 정말 중국이었을까. 적어도 고구려인들의 발자취를 더듬던 그 순간만큼은 그곳은 한국이었다.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과학적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기술들이 더해진 자랑스러운 우리의 땅이었다.

마지막으로 국내성 성벽을 뒤로하고 우리는 집안과 작별했다. 그러나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다. 이번 캠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중국 학생들과의 문화교류가 우리 눈앞에 놓여 있었다. 다시 단동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호텔에서 짐을 풀며 짧은 휴식을 한 후, 바로 그들을 만나기 위해 힘차게 출발했다.

단동 요동대학에서 참여한 중국 학생들과의 조우로 준비된 강당은 금세 왁자해졌다. 까만 눈동자에 까만 머리, 어찌 그리도 다들 우리와 닮았던지. 게다가 그들의 입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한국어는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다. 국제적 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함께 듣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즐거운 단막극 시간도 가졌다. 다 같이 주변의 거리 구경을 나서기도 하였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은 너무도 순수한 마음으로, 스스럼없이 우리에게 다가와 주었다. 아무런 의심도 섞이지 않은 밝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아! 그 때,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던 옹졸한 편견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었다. 편견과 왜곡된 잣대를 버린 후 느껴지는 이 편안함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아닌가하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왜 이 여행의 이름이 ‘리더십 캠프(Leadership Camp)’인지 알 수 있었다. 리더십 캠프는 단순히 리더의 덕목을 서면으로 공부하는 곳이 아니었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달아 리더로의 첫 발을 내딛는 곳이었다.

단동으로 출발하기 전 나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걱정을 들었다. 모두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때마침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이 이에 한 몫 거들었다. 다들 왜 하필 이런 시국에 일부러 중국에 가느냐며 의아해했다. 이는 아마 캠프의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들었을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 “우리는 중국에 간 것이 아니라, 리더십이라는 열매가 자라는 텃밭에 다녀왔다”고. 이 자리를 빌어 리더십 캠프를 성공적으로 이끄신 조기용 학장님, 송운석 교수님, 김진호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그리고 30여 명의 우리 멋진 리더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김민지(언론영상·2) 양
김민지(언론영상·2) 양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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