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캠퍼스 체전
양 캠퍼스 체전
  • 천정석(사학·4)
  • 승인 2008.09.30 07:12
  • 호수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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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 'ㅈ'. 두 자음을 보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체전'이세요, 아니면 '취직'이세요? 가을, 대학의 낭만이라 할 수 있는 '체전'이 '취직' 걱정 때문에 즐겁지만은 않은 현실입니다. 죽전캠퍼스의 단국체전, 천안캠퍼스의 안서체전을 바라보는 대학 구성원들의 시선은 어떨까요? 여론 면이 그 시선을 담습니다. <편집자 주>

올해도 어김없이 죽전과 천안의 양 캠퍼스에서 체전이 벌어진다. 학교 측에서는 입상하는 단체, 개인에게 트로피 및 상금 시상식과 함께 동아리 한마당 등 여러 아이템을 내세우며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이런 노력과는 달리 대동제와 함께 대학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체전이 점점 몇 몇 소수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은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대학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대학교의 체전이 이렇게 된 까닭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재의 어려운 취직난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사실 필자가 1학년 때만 하더라도 체전을 한다고 하면 각 과의 거의 모든 인원이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었다. 당시 필자가 1학년이었으니 새롭게 접하는 그 모든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때의 과분위기는 모두의 축제 그 분위기 이상이었다. 그리고 발야구, 축구 등 각 경기에 참여함으로 해서 평소에 알지 못하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좀 더 활기찬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의 체전에는 과의 최대한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켰고,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체전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여기에는 위에서도 말한 취직난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학교 측에 있다고 보여 진다. 학교 측은 여러 상품과 상금 등을 내세우며 체전에 학생들이 많은 참여를 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어려운 취직난으로 인해 1학년 때부터 취직을 위해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학교 측의 이런 방침은 체전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수를 늘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을 좀 더 체전에 많이 참여하게 만들 수 있는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학생들이 체전을 전적으로 믿고 즐길 수 있도록 학교가 사전에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취직난에 현재의 대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만족할 만한 취직이고, 학생들의 진로는 취업, 진학, 공무원, 교직 등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무언가를 체전의 시상항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체전에서 수상한 1,2학년에게는 앞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직업에 대한 진로 프로그램을 탐색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연결해 준다거나 3,4학년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스펙을 갖출 수 있는 취직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과 같은 일을 학교 측에서 시상항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현재와 같이 학생들의 낮은 참여율에 의해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는 체전에 학생들의 참여율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어 서로간의 win-win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에서의 체전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도 있고 모르던 사람들과의 친목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모습의 체전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에 앞서 먼저 왜 참여하지 않는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즉, 매년 눈에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체전은 해마다 해오는 진부한 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기다리고 원하는 행사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천정석(사학·4)
천정석(사학·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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