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똑똑한 소비자의 습관’ 가져야
[학생칼럼] ‘똑똑한 소비자의 습관’ 가져야
  • 이은지(한국어문학·4)
  • 승인 2008.10.07 13:14
  • 호수 1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먹거리 파동은 연례 행사?

‘먹거리’와 관련한 사태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매번 ‘냉정함’을 잃습니다. 정부는 성난 여론을 의식해 고식지계의 정책을 발표하기에 급급하고, 언론은 사후약방문식 보도를 일삼곤 합니다. 단대신문은 이번 멜라민 사태를 계기로 식품 안전에 대한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듣습니다. <편집자 주>

이름부터 생소한 멜라민. 중국산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한국인의 예민한(?) 습성 탓에 중국에서 온 멜라민이 안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일까. 멜라민(Melamine, 성분명:cyromazin)은 공업용 화학물질로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로 합성된 유기물이다. 질소함량이 풍부한 흰 결정체 모양으로 많이 발견된다. 주로 포름알데하이드와 함께 주방용 조리대, 접시류, 화이트보드, 화학비료, 염료, 잉크, 접착제 등의 원료로 이용된다.

아직 멜라민이 사람에게 어떤 직접적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없다. 하지만 동물연구에서는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동물실험에 의하면 멜라민으로 이뤄진 작은 결정체들이 신장을 통해 소변이 지나가는 작은 관을 막게 되고 이것이 소변의 생성을 막아 신장기능이 악화되며 심한 경우에서는 사망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자류나 유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아예 과자나 유제품을 안 먹을 수는 없다. 먹는 게 꺼림칙할 수는 있겠지만 잊을만하면 나오는 것이 ‘먹을거리 파동’이라는 말 아닌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촛불바다로 만들었던 쇠고기 수입문제와 농심새우깡은 ‘생쥐깡’이라는 그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새로 얻었고, 참치캔 속에서 칼날이 나오는 일도 있었다.

사실 먹을거리 문제에 대한 충격은 올해뿐만이 아니다. 한동안 나라 안팎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류독감은 어쩔 수 없는 바이러스라고 쳐도 2006년 추적60분을 통해 공개 되었던 과자의 유해성, 2005년 기생충 알이 발견된 김치, 2004년 썩은 만두소까지…. 언제부터 먹을거리 파동이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을까. 매년 식품안전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지만 가면 갈수록 잦아지는 먹을거리 파동 때문에 국민들은 나날이 입맛을 잃고 근심만 얻는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먹고 죽은 귀신 때깔 좋다고 한들 그것도 잘 먹고 죽었을 때 얘기가 아니겠는가.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우리의 인심 좋은 문화를 소중히 이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들은 요즘 입버릇처럼 ‘뭘 믿고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 한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고 다시 몇 달 후 또 다른 사태에 경악하고 만다. 국민들이 이렇게 먹고살기에 바빠 금세 잊어버린다고 해도 정부와 기업은 잊지 말고 사태를 근본적으로 시정해야 할 것이다. 근본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상 먹을거리 파동은 그저 연중의 큰 기사거리로 전락해버리고 말 것이다. 물가는 오르고 먹을 것은 줄어들고, 중국 OEM이 시장을 점령해도 우리 소비자는 강 건너 불구경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시민단체나 집단 시위를 통해 불만을 표출할 수는 있으나 국민들이 나서기 전에 정부와 기업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를 교묘하게 속이는 것에 대한 대책보다 식품업계의 CEO든 식약청의 간부든 자신도 식품을 소비하는 한 명의 소비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건강하고 깨끗한 식품을 만든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유기농식품 또는 웰빙식품이 생활수준 향상의 단면을 보여주어야지 일반식품 불신의 단면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어선 안 될 것이다. 국민들도 식품을 살 땐 꼭 뒷면의 성분과 원산지를 확인하여 똑똑한 소비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이은지(한국어문학·4)
이은지(한국어문학·4)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