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 단국체전과 연고전
[주간기자석] 단국체전과 연고전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10.07 00:29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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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문화에 대한 지적이 제기돼 오고 있지만 ‘연고전’ 혹은 ‘고연전’은 여전히 대학 스포츠의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젊음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현장 참여만으로도 가슴벅찬 대학 행사로 대표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9월 5일 있었던 ‘연세대·고려대 정기 친선경기대회’의 개막식은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이날 잠실야구장으로 향하는 2호선 지하철 안은 적색 티셔츠를 입은 고려대학교 학생들로 가득했다.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있었던 ‘2008 단국체전’ 기간 동안 우리대학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신바람 총학생회 측에 따르면, 각종 개인전에 참가한 420여 명과 팀별 대항전에 참가한 1000여 명, 응원단까지 단국체전에는 죽전캠퍼스 재학생 2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적지 않은 참여자 수다.

그러나 전체 휴강이 있었던 지난 1일 죽전캠퍼스에서 재학생들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휴강은 수많은 경기가 이뤄지는 빽빽한 스케줄 상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체전 참가를 가로막은 장애물이 됐다. 경제학과 2학년인 이 모양은 “월요일이 공강이고 목요일 중 오후 수업 하나가 휴강돼 지난 주 내내 학교에 오지 않았다”며 “체전이 있었던 지난 일주일 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고전의 역사는 올해로 43년째. 지금까지 연고전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대회를 이끌어가는 두 대학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재학생들이 말하는 우리대학 체전 개최 이유는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한 재학생은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학생회가 의무적으로 개최하기 때문에 계속돼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체전을 통해 총 860만 원 상당의 상금 및 부상이 참가재학생들에게 돌아갔다.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체전 자체를 즐기겠다는 생각보다 상금을 사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즐겁고 젊음을 느낄 수 있는 대학 행사가 되려면 재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필수적이다. 이번 단국체전의 경우 총학생회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신바람 총학생회 이형호(전컴·4) 회장은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국체전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그뿐일까.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애교심을 가졌더라면 단국체전 개최 날짜를 궁금해 하고 알아보려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연고전의 경우 대회홍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도 전에 재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날짜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고 있다. 물론 대학 간 체육대회와 학내 체전은 다르다. 그러나 대학생활의 의미와 추억을 선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면 참여해야 하는 구성원들 간 마음 자세의 차이는 아닐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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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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