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과제 수주를 통해 산학협력을 이끄는 비(非)이공계열 교수들
대형과제 수주를 통해 산학협력을 이끄는 비(非)이공계열 교수들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10.07 01:07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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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학 김수복(문예창작) 예술대학장
역동적 변화를 추구하는 문화의 본능과 다양한 연구 활동 맞물려

우리대학 비이공계 교수들이 학술진흥재단과 문화관광부 등으로부터 잇달아 대형과제를 수주하며 연구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현대 문학 지형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실용화 방안(이하 현대문학 지형 연구)’과 ‘신동엽 문학관 건립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이하 신동엽 문학관)’을 수주해 3억 원 이상의 연구비를 따 낸 김수복(문예창작) 교수가 대표적 사례다.

김 교수는 ‘현대문학 지형 연구’에 대해 “한국현대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지형과 장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문학적 의미를 분석하는 연구”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의 계기는 6년간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문학 작품의 주요 무대를 답사하며 만났던 ‘문학 유적지’이다. 답사 때마다 작품의 주요 무대 장소들이 도시화로 인해 훼손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에, 이 장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영상화 해 창작의 원천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연구가 학술진흥재단의 기초학문 육성과제 선정으로 이어졌다. 3년째 수행해 온 이 연구로 곧 『한국문학지도』가 출판될 예정이다.

‘신동엽 문학관’ 사업은 신동엽 시인의 고향인 부여에 건립될 신동엽 문학관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제로 부여군과 협약 하에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신동엽 시인의 유품과 유물을 정리하고, 시인의 작품을 콘텐츠화 해 다양한 문화 산업으로 재생산 할 수 있는 연구”라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산학협력단이 전략 지원하고 있는 ‘세계한민족 문화콘텐츠 연구 사업단’을 이끌며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학 중앙연구원으로부터 ‘아시아 문학콘텐츠 포럼 운영’과 ‘고려인 문학지도 간행’ 과제가 선정되기도 했다”며 “향후 10년간 지원을 받아 아시아와 한류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원활한 연구소 운영으로 이어진다. 연구교수, 박사급 연구원, 박사과정 석사과정 연구 보조원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한국문화기술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연구원들에게는 자신의 학문적 기초를 연마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연구 풍토를 함양하는 체계적 학문교육의 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통일을 소재로 한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이라는 과제를 학술진흥재단 중점 연구소 지원사업으로 신청해 놓기도 했다고.

주 전공이 시 창작이라는 김 교수는 이러한 활발한 과제 수행 활동에 대해 “역동적 변화를 추구하는 문화의 본능이 다양한 연구 활동과 잘 맞는 것 같다”며 “주위 교수들과 학생들이 호흡을 잘 맞춰줘 연구호기를 맞게 돼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악대학 서한범(국악) 교수
집필과 강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으로 산학협력 이끌어

서한범(국악) 교수가 지난해 문화관광부로부터 ‘2007년도 전통예술 인턴 지원사업’으로 지원받은 연구비는 4억 원. 여기에 올해 서 교수가 산학협력단의 협조를 받으며 이끌고 있는 전통음악 진흥연구소가 ‘서울시 국악분야 예술강사 지원 운영사업’으로 따낸 지원금 6억 4천만 원을 합치면 10억 원이 넘는다. 우리대학의 내놓라 하는 이공계열 교수들의 대형과제 수주 연구비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공계열도 아닌, ‘과학’이라는 이름이 붙는 분야도 아닌 국악 전공 교수가 대형 연구를 수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 교수는 집필과 강의, 그리고 해당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꼽는다. 서 교수는 중고등학교, 심지어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도 ‘오선’만 악보로 생각하고 ‘피아노’만 대표 악기로 생각하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고쳐 놓기 위해 시작한 집필활동들(『국악통론』, 『우리음악이야기』)이 고등학교 교과서 집필로 이어졌다고 한다. 타 대학과 문화관광부의 국악 관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때, ‘국악교육’이라는 분야를 꾸준히 집필을 한 결과가 큰 도움이 됐다는 것.

또한 각종 세미나, 중고등학교 교사 및 교장단 강습 등에서 소홀한 국악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강의를 해 온 과정이 평가에 영항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7학년도 2학기 베스트 티칭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서 교수는 “어느 자리에서나 청중을 움직이는 힘을 학교 강의를 통해 배웠고, 아직도 배우고 있다”며 “학교 강의가 모든 활동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서 교수는 “어떤 전공을 하고 있든 해당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년을 1년 남겨두고 있으면서도 올해로 10회째 ‘한·중 전통음악 교류회’를 열고 있고, 7년째 UCLA 국악 강좌 유지를 위한 기금 모금 활동인 ‘Korea Music Symposium’을 이끌고 있다고 한다. “‘이 사람 어때요?’라는 질문에 ‘맡길만한 사람이다’라는 평판이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수 개인의 활동이 결국 학교와 해당 학과의 평판으로 연결됨을 강조했다.

산학협력단 이기준 팀장은 “교수님들의 대형과제 수주는 교수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의 취업기회 확대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재학생들이 이런 사업들로 인해 단국대학교 국악과를 다니고 있는(혹은 졸업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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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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