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로 본 영화] ⑤ If Only
[장르로 본 영화] ⑤ If Only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10.07 01:49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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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한 장면만 머릿속을 스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잔잔한 외국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2004년 10월의 가을, 많은 사람들을 울렸던 <If Only>입니다.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에 대한 물음에 당신은 무슨 대답을 할 것입니까?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 심겠다”고 말했습니다. 선과 악을 알게 되는 것, 즉 지혜에 눈뜨는 것을 뜻하는 ‘아담의 사과’, 아름다움을 통한 인류 문화의 발전을 뜻하는 ‘트로이의 사과’, 정의와 진리를 상징하는 ‘빌헬름 텔의 사과’, 과학의 발전을 의미하는 ‘뉴턴의 사과’, 그리고 ‘희망’과 ‘꿈’을 의미하는 자연이자 생명체인 ‘사과’. 왜 하필 사과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은 참 여러 가지입니다. 단 하루의 인생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도 힘든 일이라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의 답은 확고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여주인공 사만다(제니퍼 러브휴잇)는 “인생에서 하루 밖에 못 산다면 뻔하지, 답은 하난데. 자기하고 보내야지. 같이 있을 거야. 지금처럼”이라고 대답합니다.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 사랑을 잘 몰랐던 남자주인공 이안(폴 니콜스)은 운명 같은 하루가 지난 후 사만다에게 고백하지요. “진정 사랑했다면 의미 있는 인생을 산거잖아. 5분을 더 살든, 50년을 더 살든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이죠.

영화 속에서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주어지고 관객들은 그 상황을 아는 남자주인공 이안의 선택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됩니다. “거짓말처럼 그녀가 내 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단 하루의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는 포스터에 적힌 문구가 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영화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If Only>는 사랑하는 한 여인의 죽음과 이로 인해 슬퍼하는, 그리고 여전히 그 여인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남자주인공을 조명하며 끝나는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영화와 다릅니다. 관객들의 눈물을 쏙 뽑아내기는 하지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흔치않은 소재와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사과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영화와 함께 고민해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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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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