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인터넷 실명제
[백색볼펜] 인터넷 실명제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10.14 03:16
  • 호수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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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자살 사건으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악성댓글을 막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의견과, 실명제 도입이 악성댓글 차단의 효과보다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장을 축소시키는 단점만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단국인의 의견은 어떤지, 단대신문이 여러분의 의견을 듣습니다. <편집자 주>

◇ 지난 9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인터넷 실명제를 포함한 사이버 모욕죄 법안과 웹사이트에 대한 감독 강화 등 한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신문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한국 정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 가구 97%가 초고속 인터넷 접속환경을 갖춘 한국이 인터넷 사용억제를 모색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전했다.

◇ ‘아고라(agora)’,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으로 이곳에서는 민회(民會)나 재판, 상업, 사교 등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다. 오늘날에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로 널리 사용된다. 최근 인터넷은 ‘현대판 아고라’라 불리기도 한다.

◇ ‘팬옵티콘(panopticon)’,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을 합성한 말로, 1791년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죄수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목적으로 고안한 원형 감옥을 말한다. 팬옵티콘은 정보화사회의 시스템화된 잠재적 폐해를 논할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다.

◇ 인터넷 실명제 시행은 현대판 아고라 활동으을 제한하고 네티즌들을 팬옵티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줘 네티즌의 자기 규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세계에 보이지 않는 감시자를 합법적으로 세우겠다는 말이다. 감시자가 필요한 상황까지 온 데에는 ‘아고라’가 아고라답지 않게 만든 이용자의 잘못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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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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