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대학의 30%
[사설] 우리대학의 30%
  • 단대신문사 편집부
  • 승인 2008.10.14 16:17
  • 호수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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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하기로 소문 난 개미 사회에서도 30% 정도의 개미는 게으름을 피운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열심히 일 하는 70%의 개미들이 ‘허탈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게으른 30%의 개미를 모두 죽인다 하더라도, 남겨 두었던 70%의 개미 중 다시 30%가 게을러져 ‘공공의 적’이 된다는 것이다. 즉, 사회의 건전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게으른 30%’를 응징하기보단 그들을 지속적으로 긴장시키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위의 ‘법칙’은 비슷하게 적용된다. 소위 엘리트들만 모아 두었다는 공직 사회에도 게으른 30%가 존재하며, 이들을 긴장시키는 일은 대개 언론이 맡는다. 언론은 종종 ‘제 4부’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모든 대학의 교수사회와 직원사회, 그리고 학생사회 역시 건전한 긴장이 필요하다. 물론 이들을 긴장시키는 일을 하는 곳은 학교의 규정과 감사팀, 그리고 학내 언론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 본지 기획기사인 ‘교수님 많이 바쁘세요?’ 편은 그동안 필요했으나 미루고 미뤘던 일종의 ‘숙제’와 같은 기사였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게도 교수사회 역시 국내외 A급 논문 실적이 단 한편도 없는 교수 비율은 꼭 30%에 달했다. 학과(부)별로는 죽전캠퍼스 경제학과가 2007년 7명의 교수 중 6명의 교수들의 국내외 A급 논문 실적이 없는 학과로 확인됐으며, 차례로 천안캠퍼스 경제학과 죽전캠퍼스 언론영상학부가 불명예를 차지했다.

직원사회 중 30%의 불명예는 어느 부서가 차지할까. 수시 2학기 면접고사가 한창인 최근까지도 학교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하지 않아 주요 정보를 잘못 소개한 부서일 수 있으며, 직제조정이 끝난 지 3주가 넘는 지금까지도 규정개정을 하지 않은 부서일 수도 있다.

학생사회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어느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낙서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을 정도로, 강의실 곳곳이 낙서로 얼룩져 있어 ‘대학생’이라는 호칭을 우리 스스로 무색하게 한다.

그동안 단대신문의 게으름으로 인해 학교 구성원에 대한 ‘감시기능’ 부족으로 생긴 일들이다. 어쩌면 ‘게으름의 수치’가 이미 30%를 넘어 ‘열심히 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기자로 운영되는 학보사의 현실적 한계를 절감하며 학교 측에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학교 전체의 건전한 긴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연구 실적이 없으면서도 강의실에서 떳떳한 일부 교수 ▲당장 급한 일들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퇴근 시간만 엄수하는 일부 직원 ▲교양은 없으면서 지식 채우기에만 급급한 학생, 이런 30%를 견제할만한 제도는 없을까. 학교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정’이 만연해 ‘기강’이 사라질까 우려된다.

단대신문사 편집부
단대신문사 편집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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