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로 본 영화 ⑨ ‘어톤먼트 (Atonement)’, (감독 조 라이트, 2007)
장르로 본 영화 ⑨ ‘어톤먼트 (Atonement)’, (감독 조 라이트, 2007)
  • 김유진 기자
  • 승인 2008.11.18 16:35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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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의미


제목은 영화의 중심적인 소재를 함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내재적인 키워드일 수도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물일 수도 있죠. ‘어톤먼트’는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영화는 어톤먼트의 뜻인 ‘속죄’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주인공인 브로니의 거짓말 때문에 그녀의 언니인 세실리아와 언니의 애인인 로비는 헤어지게 되는데 그들은 결국 만나지 못하고 평생을 그리워하다 결국 둘 다 비참하게 죽고 말지요. 브로니는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 두 사람의 불행한 삶을 보며 자신이 지은 죄를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나중에 소설가가 되어 소설을 통해 현실에선 불행했던 그들의 사랑의 결말을 소설 속에선 행복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영화의 표면적인 내용은 비극적인 남녀의 사랑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한 인간의 죄는 어떻게 용서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멜로라는 장르에 철학적 질문을 녹여냄으로써 관객이 철학적 문제에 대한 각자의 결론을 내기를 바라는 것이죠.

영화의 막바지에서 그녀는 “난 책에서 로비와 언니에게 실제 삶에서 그들이 잃었던 것을 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그들의 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것은 자신이 그 두 사람에게 선물한 최고의 친절이었으며 자신이 그들에게 행복을 준 것이라고 덧붙이지요. 아마 그녀는 자신이 지은 소설을 통해 그들에게 지은 자신의 죄를 속죄받기를 원한 것이겠죠.

누군가의 인생을 불행으로 넣어둔 장본인이 고작 소설 한권으로 용서받길 원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지만 평생 동안 타인의 삶을 망쳐놓은 죄를 짊어지고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과연 브로니의 죄는 속죄될 수 있는 것일까요.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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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j901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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