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가을, 절주의 계절
[학생칼럼] 가을, 절주의 계절
  • 정시내(스페인어·3) 양
  • 승인 2008.11.17 10:47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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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만큼 '아름다운 친목문화'로 변해야

중간고사는 끝나고 캠퍼스는 화려한 낙엽으로 물들여졌다. 바야흐로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의 절경을 만끽할 시즌이다. 이제 한창 과 친구들과, 동아리 선후배들과의 우정을 다질 때이다. 그럼 여기서 우리들의 우정은 지금까지 어디서 쌓여왔는지를 생각해보자. 강의실과 도서관 등 캠퍼스가 아닌, 바로 술자리가 아니었는가. 실제 교내의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도 ‘술 고프면 오라’는 식의 문구가 자주 보인다.

우리의 우정은 술이 아니면 안 되는, 조건부가 붙는 우정으로 끝나고 말 것인지 한숨 섞인 의문이 생긴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의 첫 번째 순위가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 (53.4%)’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 ‘기분전환을 위해서’가 28.4%, ‘모여서 특별히 할 것이 없어서’ 17.3% 등이 순위를 차지했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술이 아니면 안 되는가?

물론 술을 마시면 경직이 풀어지고 속마음을 드러내기에 평소보다 더 좋은 상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절주하지 못하고 ‘끝까지’가려는 마음가짐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신입생들이 들어오는 새 학기가 되면 신입생환영회가 거행되는데, 여기에서의 폭주가 문제이다. 이로 인해 응급실행 환자는 말할 것도 없이 술을 마시던 도중 사망에 까지 이르는 사건도 있었다.

이제 막 입시의 억압에서 풀어져 아름다운 대학생활 해보려는 찰나에 알코올로 인해 사망했다는 보도. 96년도에 이 기사가 보도되었을 때에는 적잖이 충격적이어서 화제가 되곤 했는데, 그 이후로도 고쳐지지 않은 음주 문화는 더 많은 사망자를 낳았다. 지난 98년도부터 10년 동안 대학생의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한 사망인원은 10명. 매 해 한 명씩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이 모두가 절주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오류에서 빚어진 결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성하는 모습의 한 면모인지 음주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한 때 우리 학교에도 음주에 관한 포스터가 붙여진 적이 있었다. ‘우정을 다지는 데 한 잔이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문구였다.

또, 교내 잔디밭에서 술을 먹는 문화도 사라지게 되었다. 잔디밭 곰상에 술병을 꼽아 놓던 일들은 추억 속에서 언급될 뿐, 필자가 입학한 후에는 한 번도 그런 일을 본 적이 없다. 지금 이 분위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No Smoking 운동과 더불어 대학생 문제음주 교육프로그램도 개발되고 시행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대학생 때 배운 음주문화는 성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고 몸에 베인 채로 남을 것이며, 직장생활에서의 회식과 친목자리에서 다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주로 인한 사회의 악순환이 계속되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 대학생들의 시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시작한 술 한 잔. 그 목적대로의 음주는 절주를 조건으로 한다. 건전한 모임으로 시작한 음주가 결과적으로는 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조그만 절주의 결단을 내린다면, 이 가을날의 캠퍼스가 더욱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단풍만큼 아름다운 친목문화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정시내(스페인어·3) 양
정시내(스페인어·3) 양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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