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취하다
[백색볼펜] 취하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11.17 10:52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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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하다’ ; 술에 취하다. 향기에 취하다. 음악에 취하다, 행복에 취하다…. 세상에는 이처럼 취할 것이 많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연 술일 것이다. 기분 좋아 마시고, 슬퍼 마시고, 심심해 마시고, 재미로 마시고. 그리고 사람들은 취한다. 잊기 위하여, 혹은 더 즐기기 위하여.

◇ 그러나 “술이 원수”라는 말도 있잖은가. 술만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것이다. 술은 과하면 독이 된다. 대학가에서 술로 인한 사건사고 소식은 매년 신학기 되풀이 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사발식’은 올해도 있었고, 내년에도 아마 계속될 것이다. 그날의 술은 과연 즐기기 위함일지.

◇ 술은 잘 마시면 인관관계형성에 있어 꼭 필요한 다리가 돼주기도 하며, 망설임을 버리고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북돋아주는 좋은 기제가 되기도 한다. 어색한 사이에서 술은 필수가 됐고, 단결의 첫걸음 역시 술이 됐다. 단순히 마시고 ‘취함’,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술은 옛부터 인생살이의 앵념 같은 것이었다.

◇ 간경변증, 지방간, 두통, 숙취 등은 과한 술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고, 친구, 진심, 사랑, 단결, 고민해결은 적당한 술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술에 과하게 취해 정작 진심으로 취해야 할 어떤 것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오늘도 술을 위하여 건배? 술에는 적당히 취하고, 진짜 의미 있는 또 다른 취할 것을 찾아 나서 보자. ‘진짜 의미 있는 그 것’을 위하여 건배!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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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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