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천국이 따로 없다”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 곳
“하늘 아래 천국이 따로 없다”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 곳
  • 유현수 기자
  • 승인 2008.11.18 18:51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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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의 역할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즐기고 공부도 가능해

도심에서는 할 수 없는 가을에 낙엽을 밟으며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그 곳
도심 속 아름다운 4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그 곳

1994년 7월 31일 개장하고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면적 420,920㎡의 중앙공원. 분당구 한가운데 위치한 이 공원은 밤이건 낮이건 연중무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빨갛게 물든 단풍으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 삶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그곳을 <단대신문>이 지난 14일 찾았다. <편집자주>

#1. 그 곳을 들어가다

분당구청이 바로 보이는 중앙공원 황새울광장으로 들어가면 가장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야외음악당의 모습과 공원 안내지도로 중앙공원이 얼마나 큰 곳인지 대충 가늠이 되었다. 광장입구에 놓여있는 각종 운동기구로 열심히 운동하는 아저씨와 아줌마, ‘화이팅!’ 소리내 격려하며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는 아버지, ‘쓱싹쓱싹’ 낙엽을 치우는 미화원, ‘사뿐사뿐’ 산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운동을 하던 곽명훈 씨는 “일주일에 3번 정도 이곳을 찾아 비치되어있는 운동기구들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있죠”라며 “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호수와 산은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편안함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에요”라고 공원에 대해 ‘살짝’ 알려주었다.

#2. 산책로에서 만나다
광장에서 뻗어있는 한 갈래의 산책로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산책로 곳곳에는 울긋불긋 단풍들이 가을이 왔다고 전하고 있었고, 벤치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학교가 일찍 끝난 관계로 공원을 찾았다는 수내고 3학년 김태현 군은 “이곳은 친구들과 졸업사진을 찍어 즐거운 추억이 많은 장소에요. 주위에 이렇게 편히 쉴 수 있는 장소가 드물기 때문에 모두에게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수능 후 머리를 식히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산책로를 걷는 동안 배드민턴장 등 여러 시설들을 볼 수 있었고 가을의 막바지를 알리듯 산책로 아래쪽 분당천이 흐르는 주변에는 갈대들이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던 장선주 씨는 “중앙공원은 걷는 코스도 다양하고, 강이 흐르고, 등산코스도 있고, 음악당에서는 공연도 볼 수 있고, 경기도에서 이처럼 잘 돼있는 공원은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중앙공원에 푹 빠져 있었다. 

#3. 중앙광장의 볼거리들
산책로 끝은 커다란 호수, 분수, 돌마각, 수내정 등의 정자와 수내동 가옥, 돌다리 등이 있는 커다란 중앙광장이 반기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견학을 온 듯한 20여명의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하나 둘 셋 넷’을 외치며 두 줄씩 짝을 지어 걷고 있었고, 들어간 수내동 가옥은 마치 공원보다는 민속촌에 있을법한 기와집으로 서당에서 선생과 학생, 화덕에 불을 피우는 아낙네 등 실제 사람크기의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최순하 할머니는 “주변에 살아 거의 16년째 매일 오고 있지요. 중앙공원은 아기자기해서 산책을 하고 머리 식히기 좋은데 볼 것도 많아요”라며 수내동 가옥은 굉장히 관리가 잘 돼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수내동 가옥을 나와서는 아담한 정자, 수내정에 들어갔다. 그곳은 마치 다른 세계인 냥 고요했다. 수내정을 둘러싸고 있는 호수와 산의 아름다운 경치도 훨씬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수내정에는 자전거를 타던 세 아주머니가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르고 있었고 박종숙 할머니가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다.

박 할머니는 중앙공원 주변에 살고 있어 시간이 있을 때는 수내정에서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전한 뒤 “여기 사람들은 중앙공원을 ‘하늘 아래 천국’이라고 부르고 있어. 분당에는 병원도 많고, 백화점도 많고, 이렇게 공원도 있어 공기가 맑으니 무엇 하나 불편하고 아쉬운 것이 없지”라며 “중앙공원에 오기 시작한 것이 한 10년 넘었나. 4~5월쯤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녹음이 정말 시원하고 분수대도 하늘 끝까지 솟아 즐겁지 않은 것이 없지. 지금은 많이 떨어졌지만 10월쯤 에는 새빨간 단풍이, 겨울에는 설경이 정말 끝내줘”라고 예찬했다.

특히 가을에는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옛 생각에 잠기곤 한다며 중앙공원은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삶의 활력소 같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 곳을 돌아 나오던 중 캐나다에서 온 Lindsay 씨를 만났는데 “이 공원은 굉장한 것 같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멋진 공원이다. 직장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매일 걸어서 출근을 하며 꼭 이곳을 지나간다. 지나갈 때마다 한국의 4계절을 느낄 수 있고 특히 가을은 너무 멋있다”고 말해주었다.

#4. 등산로로 들어서다
중앙광장을 나와 등산로가 있는 옆길로 들어섰다. 빨강, 주황, 노랑 색으로 물든 단풍, 그리고 떨어진 낙엽이 절경을 이루었다. 중앙공원의 모습 중 가장 ‘가을’스러웠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풍나무 길을 따라가면 성남시 주변에 있는 고인돌 10기를 모아 만든 고인돌 정원과 약수터를 볼 수 있는데 약수는 지난달 16일 적합판정을 받았다.

약수 근처에서 만난 주연이 할머니는 “공원으로 매일 운동을 하러 와. 여기는 공기가 매우 맑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서 따로 단풍구경 하러 가지 않아도 될 정도야. 특히 옆에 있는 산은 무릎 아픈 노인들도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어서 애용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고인돌 오른편에는 1995년 10월경 부여침투 간첩 김동식의 무전기, 난수표 등의 은닉장소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중앙공원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기에 호기심이 들었다.

고인돌 정원을 지나면 곧바로 정상을 향하는 통나무 계단이 나타나는데 그 옆길에는 한산 이씨 묘역에 갈 수 있는 샛길이 있었다. 등산로에서 만난 5명의 아주머니 중 한분은 “일하러 중앙공원에 왔다가 점심시간에 밥 먹고 잠깐 산책하러 나왔어요. 이곳은 꾸밈이 없는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고 소나무 향, 공기가 너무 좋아 자주 찾지요”라고 말해주었다.

#5. 분당천을 따라 돌아오는 길
등산로를 나와 다시 중앙광장 전 산책로 아래쪽에 있는 분당천을 따라 황새울 광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분당천은 의외로 맑아 물 속에 뭐가 있는지 대강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손녀 지우와 함께 산책을 하던 박혜찬 할머니를 만났는데 “오늘은 손녀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는데 공기도 좋고 낙엽도 예쁘고 해서 자주 찾지요.

 아이와 이렇게 공원에 오면 위험한 아파트 단지 보다는 안심이 되고 아이도 좋아하는 것 같아 기뻐요”라고 전했다. 또 이매동 김 씨 할아버지에게도 중앙공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주일에 2, 3번 중앙공원을 온다는 김 씨 할아버지는 “이곳은 조경도 잘 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 분당의 3대 명물 (탄천·율동공원·중앙공원)에 드는 만큼 주민들을 위한 좋은 쉼터역할을 잘 하고 있지”라고 말했다.

#6. 중앙공원은…
중앙공원은 높이 88m인 영장산을 중심으로 공원이 있고 그 앞을 분당천이 감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형태로 분당이 신도시로 건설되기 전까지 한산 이씨가 살았다는 수내동 가옥, 세장산 묘역 등 기존의 모습과 인공적인 모습의 조화가 더욱 돋보이는 곳이었다.

 단순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학습과 탐험이 가능했던 신비의 별나라 같은 곳이라고 할까…. <단대신문>이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중앙공원이 보이는 아름다운 4계절의 모습에 대해 입을 모았고, 삶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 할 수 있는 도심 속의 유일한 곳이라는 말 또한 빼놓지 않았다.
중앙공원은 분당선 서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죽전캠퍼스에서는 116번, 116-3번, 720-1번등을 타고 40분정도만 달리면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느 날 공부에 지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거나 취업의 압박으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가까운 중앙공원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유현수 기자

중앙공원에 대해 한 마디
▲황혜연 씨
사는 곳 근처에 이런 좋은 공원이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산은 등산대용으로 간편하게 올라갈 수 있어서 좋다. 가을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빨간 단풍이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이곳으로 소풍도 오고 음악당에 공연도 보러왔는데 초등학생이 되니 닌텐도, 컴퓨터게임만 좋아하고 그 외에는 학원 때문에 바빠서 이곳에 같이 오려고 하지 않는다.
 
▲김선하(분당정보산업고등학교·3) 양
어제 수능 때문에 오늘은 학교가 일찍 끝나서 공원을 찾게 되었다. 이곳 음악당에서 축제도 하고 공원에서 졸업사진도 찍은 적이 있고 이것저것 추억이 많이 있다. 봄에 남자친구와 벚꽃을 보러 왔었는데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멋있었다.

▲김은영 씨
주로 출퇴근할 때 지나다닌다. 건물만 빽빽하게 있어서 답답할 수 있는 이곳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이 가까이에 있어서 좋다. 바쁜생활 속에 잠시나마 편안한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이 곳을 좋아한다.
 
▲최현정 주부
중앙공원 근처에 있는 친정집에 오게 돼서 들렸다. 지나가다 봤는데 단풍이 정말 예쁘게 물든 것 같고 두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오길 잘한 것 같다.

▲김순옥 할머니
중앙공원은 산책이나 운동을 하기위해 많이 오는데 봄에는 꽃피는 것을 보고 가을에는 단풍을 보고 정말 휴식처로 이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구정환씨
일주일에 1∼2번 찾는다. 도심에 살면서 4계절을 느낄 수있고 올 때마다 아름다운 공원임을 계속 느낀다. 아이들과도 가끔 함께 오는데 너무 좋아한다. 

유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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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ene01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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