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캠퍼스는 하나의 도시이다. 우리 캠퍼스만 보아도 상주인구(학생과 교직원)나 유동인구(방문자 및 서비스인력)등을 고려한다면, 옛 고대 그리스 전성시대의 한 도시국가와 같은 규모이다. 그 속의 시설물을 보아도 없는 것이 없다.
이것을 도시의 시설물들과 비교하여 보면 결국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든 공간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 대학의 캠퍼스인 것을 알 수 있다. 강의실이외에도 식당 극장 집회시설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체육관 운동장 기숙사 주차장 연구시설 실험실과 캠퍼스전체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파워 플랜트 등, 그야 말로 하나의 도시인 셈이다. 대부분의 캠퍼스는 주변에 대학촌이라는 일종의 위성도시도 거느리고 있어서 캠퍼스 내에서 부족한 것을 선택할 수있는 다양함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런 종합적인 것을 계획하는 것은 단지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세우는 것을 넘어서 유기적인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캠퍼스 마스터플랜(Campus Master Plan) 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캠퍼스를 계획하기 시작하였다. 그전까지는 학교의 소유 대지의 남는 땅에 그 때 그 때 필요한 건물을 건축하는 즉흥적인 일들이 있었으나, 대대적으로 캠퍼스를 이전하거나 학교에 따라 지방에 제2의 캠퍼스건립을 하면서 모든 건물을 한 번에 건립하려니까 마스터플랜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부분 초기에는 캠퍼스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중요하다고 해서 웅장한 건축물이나 높은 건축물을 선호하기도 했다. 점차 이런 시각적 상징성보다는 캠퍼스가 가지는 공간적 의미를 중요하게 보게 되었는데 이는 캠퍼스를 보다 더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는데 하나는 캠퍼스의 공간이 집약적으로 구성되어 건물이 집중적으로 배치되면서 하나의 커다란 건물덩어리(Complex)같이 되는 경우이며, 또 하나는 각 건물과 건물사이에 마당을 만들고 이 마당들이 서로 반복되어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인데, 우리 죽전 캠퍼스는 마당을 구성하고 그 마당이 서로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스템이라고 하겠다.
최근 환경보호운동의 근간이 되는 이론으로 자연계의 생물과 무생물 또는 생물끼리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전체적 시스템으로 포착한 학문인 에콜로지(Ecology)에서 인용한 에코캠퍼스라는 개념이 새로운 캠퍼스의 구성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다. 물론 이 개념은 정보화 문화화 저 에너지화 또는 바이오(bio)등 동시대적의 여러 개념과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한 상호 보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캠퍼스 자체가 생명을 가진 자연속의 하나의 개체이면서 시스템으로 인식되는 개념인 것이다. 에너지의 낭비를 방지하고 자연적 요소를 보호하여 그 순환적 기능성을 바탕으로 각 건축물이 서로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연관성을 가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의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동선 순환 체계를 보행과 자전거위주의 방식으로 바뀐다. 차도로 분리되어있던 건물간의 접근이 보다 용이해지고 녹지체계가 캠퍼스전체에 가장 중요한 연결 통로가 된다. 이는 차도를 횡단하지 않고도 캠퍼스 어디에도 갈 수 있는 녹지보도가 생기는 것이다.
건축물은 높거나 너무 길거나 하지 않고 적당한 크기로 구성한다. 그리고 그 건물 사이사이에는 햇볕이 잘 드는 마당과 정원이 구성되어있다. 각 건물은 전기에너지를 다량으로 소비하지 않도록 태양 빛과 열을 이용하는 냉 난방시스템과 충분한 자연 조경과 녹지 공간, 자연스럽게 흐르는 계곡의 물과 같은 분수, 나무와 풀이 건물 옥상에 있고, 딱딱한 인공의 바닥재가 아닌 자연소재의 바닥마감을 사용한다.
캠퍼스전체가 감상용 조경인 상록수가 아닌,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단풍과 낙엽이 아름답고 뒷산이 울긋불긋한 캠퍼스의 잔디밭에 앉을 수있고 바위하나 돌하나도 인공적으로 캐버리거나 잘라내지 않고 보존되어 있는 서로 상생하는 캠퍼스가 바로 ECO-CAMPUS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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