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단국을 보내며
무자년 단국을 보내며
  • 성정아 기자
  • 승인 2008.12.02 12:21
  • 호수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에게 회상의 의미란 특별하다.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행위는 자칫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회상을 “시간의 무의미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은 과거를 상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종종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한다. 이는 현재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 한발 더 진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한 조직에게 있어서도 회상의 의미는 특별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년도 우리대학이 지나온 길을 돌이켜 생각 하는 것은 대학 발전의 계기라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먼저 좋았던 기억을 되짚어 보면 학기초 대학구성원들의 기대 속에 부임한 장호성 총장의 희망찬 비젼을 떠올릴 수 있다. 캠퍼스 특성화, 학생복지 부분에서 장 총장의 계획은 로스쿨 탈락 후 사기가 저하되어있던 우리대학에 화합과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충분했다.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대학의 박태환, 손태진 군과 오승환 동문의 금메달소식은 세계 속에 단국의 위상을 널리 알렸으며 ‘단국’이라는 이름 하나로 학생들이 뭉쳐 화합의 응원을 하게 했다.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가진 『한한대사전』도 우리대학의 2008년 회상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기억이다. 1977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30년의 오랜 세월을 거쳐 탄생한 한한대사전은 수록문자만 무려 5만5천자. 색인집을 포함해 총16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분량은 학교 안팎의 사람들을 감탄하게 했으며 우리대학만이 해낸 자랑스런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밖에도 교수진들의 활발한 연구, 각종대회에서 재학생들의 수상소식에 대한 모든 기억들은 교수진, 재학생 역시 학교를 빛내며 부지런히 뛰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에게 2008년이 기쁨의 해만은 아니었다. 죽전캠퍼스 이전 후 우리대학 무한 발전의 첫발로 큰 기대를 했던 로스쿨 탈락은 대학구성원들에게 크나큰 아쉬움을 안겨줬다. 또한 지난 9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의 이름은 순위권 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순위권에도 들지 못한 우리대학에 대해 학생들은 실망과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에 반하여 대학측이 보인 무심한 듯한 반응은 ‘위기의식의 부재’라는 갑갑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 밖에도 해마다 제자리를 맴도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에 재학생들 및 대학구성원들의 한숨소리도 깊었다.

한해를 짚어보는 것은 자랑도 아니고 질책의 의미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지나온 날을 회상하는 작업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앞으로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랜마 모세는 “삶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했다.

단국인의 발전적인 미래는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아직 소통의 부재, 단결력 부족 등의 넘어야 할 산이 많기에 우리는 과거의 회상을 통해 부족했던 점은 인정하고 기쁜 것은 함께 나누며 나아가야 한다. 다가오는 기축년에는 ‘어제' 보다 더 발전하고 좋은 일로 가득 찬 단국이 되기를 바란다.

성정아 기자
성정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

 liana@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