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의 영문판 역자 유미림 책임연구원에게 듣는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의 영문판 역자 유미림 책임연구원에게 듣는다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12.02 20:08
  • 호수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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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공동 저자의 한 명인 윤명숙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관은 “이번 책이 ‘하나의 결론’을 내기 위한 의도보다는 사실 확인을 통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접근’이라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가 보다 ‘이성적 성숙’을 할 수 있을지, 이 책의 역자인 유미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독도해양영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책의 내용도 그렇고, 주제발표 심포지엄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 이 책을 기획했던 의도에 대해 현대송 교수님을 대신해 들을 수 있을까요.

- 독도문제 뿐만 아니라 한일간에는 몇 가지 역사적인 현안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양국민의 인식이 너무 차이가 큽니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은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입장의 차이가 있으므로 제 3자가 보기에는 양국의 주장이 모두 객관성을 잃을 염려가 있습니다. 이에 양국의 학자를 모두 참여시켜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영어로 발간하여 해외에 홍보할 생각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집필 과정에 있어서 기존의 역사책들과 이 책을 비교 한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 기존의 한일관계를 다룬 책들은 역사적 현안이라 해도 교과서 문제와 일본군위안부 문제, 야스쿠니 등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것이 없었고 일부 다룬 책이 있다 할지라도 한 사람의 저자가 이들 주제를 모두 다룬 데 비해, 이번 책은 각각의 주제에 관해 가장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전문가가 참여하여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하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의 권리구제 현황과 쟁점’같이 실무적인 문제를 다룬 책은 이제까지는 없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각 필진이 맡은 주제를 써서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양국의 학자가 만나 쟁점과 용어 등에 대해 토론을 가졌는데 이런 점도 다른 책과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집필을 통해 양 국의 학자들이 보인 가장 큰 견해 차이는 어떤 부분인가요.
-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을 둘러싼 문제에 관한 양국의 이견 차이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인식은 냉전체제와 양국의 지정학적인 차이로 인해 양국이 탈식민지화에 대한 태도를 달리 결정지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일 기본조약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비해 일본에서는 매우 낮았다고 보는 것도 양국의 견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이 접근할 수 있었던 부분은 주로 영토 문제 즉 독도 문제에 관한 견해입니다. 독도를 일본이 영토 편입하는 과정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탈과정과 맞물려 있다고 보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일본학자도 긍정하는 부분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말씀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역사 문제에 관해서도 근본 원인과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딛고 미래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과거의 역사에만 매몰되어 있기 보다는 향후 동북아시아권 안에서 그리고 나아가 세계 속에서 한일 양국이 중국과 함께 어떤 형태의 동아시아공동체를 이루어나갈 것인지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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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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